"여보 세유? 아니 왜 전화를 받더니 끊는가"
입원복을 입으신 왜소한 할머니께서는 통화를 하시면서 들어오고 계셨다. 늦은 저녁시간이라 출출하셨는지 간식거리를 사러 오신 듯했다.
간식거리를 살피시던 중 할머니의 손에 들린 핸드폰에서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유? 아까는 전화를 끊어버리더구먼. 뭔 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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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밥은? 밥은 줬슈? 아이고야.. 여태껏 안 먹으면 어쩐다냐. 그 감자 삶아놓은 거라도 먹여보시지 그래요. 속상하네 참말로. 가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들네가 저번에 사다준 간식이라도 쫌 줘봐요
애끼는 건데 하는 수 없지. 그래 알았어유"
통화를 끊고 많이 속상해하시는 할머니를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고르고 골라 단팥빵 하나를 가져오신 할머니.
계산을 해드리면서 무슨 사연이신지 슬며시 여쭤보았다.
"할머니. 통화하시는 걸 얼핏 들었는데 누가 밥을 안 먹어요?
너무 속상해하시길래요 "
" 아 고것참. 아가씨는 강아지 키워요?
내가 요 쪼그마한 강아지를 하나 키우거든. 몇 년 전에 아들네가 아기 낳고는 잠시 봐달라고 고놈을 데리고 왔는데 내키지 않아도 어째. 별 수없이 봐준다고 데리고 있었는데 같이 살다 보니 정이 들어서 여태껏 나랑 살고 있다니까.
그 쪼끄만한게 얼마나 이쁜지.. 어딜 가나 내 껌딱지여.
자식보다 더 애지중지 키운다니깐.
근데 내가 입원하게 돼서 집에 할아버지랑 단둘이 있는데 글쎄 밥도 안 먹고 문만 쳐다보고 있다잖아.
원 속이 상해야지 참말로"
" 어머나.. 진짜 속상하시고 엄청 보고 싶으시겠어요 할머니"
" 입원하고 보니까 제일 보고 싶은 게 영감도 아니고
바로 고놈이여 우리 복덩이. 어찌나 눈에 밟히는지...
나 없으면 밥도 안 먹고 그러고 있다니깐
앞으론 아프지도 말아야겠어"
"이번에 퇴원하시면 앞으로는 아프지 마시고
복덩이랑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할머니"
" 그래야지 고마워 아가씨~"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주인이 세상의 전부인 강아지와 함께 살아가는 삶.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함께 늙어가기를,
그림.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