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리더의 인사평가

내가 과연 누굴 평가할 수 있을까?

by 바닐라코드

파트장 혹은 셀장 어느 직함이든, 수석엔지니어에게 부여되는 담당보직이 있다.

소규모 단위 조직의 인사고과권을 부여받고, 1차 인사평가를 결정하는 역할이다.



중간관리자인 리더의 조직관리 목적은 단 하나, 공정한 평가이다.

의사결정, 갈등관리, 인재육성, 비전제시 등등 '조직관리'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기대역할을 부여받게 되지만 중요한 건 결국 평가 과정과 평가 결과이다.


지난 12월 연말에 한참 폭풍같던 평가시즌을 마치고 돌이켜본다.

우리 팀은 연간평가를 하는 조직이고, 연간평가를 위해 연간 업무목표 설정/리뷰, 수시피드백, 피어리뷰 등등을 운영한다. 이 모든 절차가 연말평가 1회를 위해 존재한다.

공정한 평가란 곧 No surprise 라는 얘기가 있었다.

상위평가든 하위평가든, 피평가자가 받아들일 때 갑자기 바뀐 결과라고 생각하면 공정하지 못 하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최대한 surprise가 없는 평가를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업무목표


어떻게 하면 사람별로 공평한 목표설정을 할 수 있을까?

목표설정은 사람마다 역량도 다르고, 역량별로 맞는 목표설정을 해 주는 것도 수석엔지니어 리더의 의무이다.

팀원들별로 너무 지나치게 좁은 범위의 업무목표가 설정되지 않도록, 그리고 혼자만의 업무목표를 세우지 않도록 가이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초에 팀 로드맵과 미션을 설정하고, 각 팀원들별로 업무목표를 세우고 올해 달성하고자하는 정량적인 목표를 세워준다.

연중 새로운 업무가 생기거나, 기존 업무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 피평가자와 리뷰하여 업무 목표를 수정하고, 신규 업무 목표가 언제부터 유효한지 반드시 선언해준다.


팀원들간의 업무목표를 서로 참조할 수 있도록 공개 발표회를 운영하고자 하였으나, 반발이 너무 심해서 운영하지 못 했다. 아직 이런 오픈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아쉬웠다.


수시피드백


수시피드백 몇 개월 공들여 하다가 때려치운 이야기는 여기

그 이후로는 수시피드백은 정말로 잘 못 하는 부분이 있지 않고서야 항상 "특이사항 없음" 으로 피드백을 주고 있다. 정말 업무목표 대비 산으로 가고 있는 팀원이 있다면 따로 불러서 1on1을 진행한다. (1on1을 인사 관리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진 않도록 한다)

개인적으로 분기별로 진행하기는 너무 잦다고 생각하고, 연 2회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평가기준 설정


인사평가에 대해 평가기준을 설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마음속에 상위고과를 정해두지 않기 위해서, 각 평가지표별로 비중과 어떤 항목들을 평가할 것인지 만들어두도록 해야 한다.

개발업무의 경우 실제 결과물이나 역량/숙련도, 도메인지식에 관한 부분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 팀협업, 업무개선 등의 활동이다. 조직이나 개인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활동 (스터디, 팀세미나, 특허)을 운영하는 부분도 비중은 낮지만 꼭 들어가야 하는 평가항목이다.

개인적으로 거의 고려하지 않는 항목은 근태 (feat. 주말출근)이다. 근태부정만 아니면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



평가기준을 설정하고 어쩔 수 없이 그 해의 팀원들간의 상대평가, 즉 순위를 매겨둔다.

상대평가라고 해도 비율에 따라서 간혹 상위고과를 받을 수 있는 하한선이 낮아지기도 하기 때문에, 어디부터 평균고과로 내릴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래 잘하는 팀원? 올해 성장한 팀원?


개인적으로는 계속 잘하는 팀원보다 올해 긍정적인 변화나 성장을 보여준 팀원에게 상위평가를 주는 것이 조직순환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래 잘하는 사람보다 고과 잘 받을 수 없다면, 조직에는 고인 물만 남아있게 된다.

반대로 상위평가를 돌려가며 준다는 인상도 경계해야 한다. 운에 따라 상위평가를 받게 된다면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서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괄목한만한 성장과, 작년의 고과면담 피드백을 기가 막히게 잘 반영해서 성장하는 팀원을 만난다면 그 해의 상위평가는 그 사람에게 제일 먼저 주도록 고려하게 된다.


상위평가를 주기 어려운 팀원


그건 바로 혼자만 잘하는 팀원이다. 혼자서는 북치고 장구치고, 개발에 이슈해결을 다 하지만 팀원들에게 공유가 되지 않고 그 팀원이 없으면 업무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최)상위평가 (S등급)를 주기는 어렵다. 아니 상위평가 (A등급)을 주는 것도 많이 주저할 것이다.

피어리뷰가 나쁘거나 다른 활동들이 저조하다면 상위평가를 주는데 있어 조금은 고민할 것이다.


진급 누락된 팀원


제일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사람들은 진급이 계속 누락되는 사람들이다. 진급시키기 위해 상위평가를 주진 않지만, 보통 진급해야 하는 사람들이 제일 절실하기 때문에 그 해 평가할만한 과정이나 결과를 많이 만들어내긴한다. (열심히/잘 하는 건 기본이다, 이것도 못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그냥 아웃이다).


하지만 신입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진급해야 하는 선배의 고과를 넘을 수 없다면, 그것 또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말 오래 고민하고 1년치 성과 리뷰를 몇시간이고 하는 편이다.



솔직히 매우 피곤한 일이지만, 수석엔지니어이자 조직의 리더로서 제일 많이 신경써야 하는 업무이다.

연말만 되면 이 업무를 하느라 본업을 거의 못 할 지경인데, 그래서 관리자 트랙을 분리해줬으면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같이 업무하는 수석엔지니어 리더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팀원 업무를 잘 알고, 평가 기반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있기 때문에 관리자 트랙을 분리하는 일에는 정답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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