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위주의 한국 체육시스템
생활체육기반의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
생활체육기반의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
사진 출처 : YTN 유튜브생활스포츠지도사 연수를 들으면서 알게 된 사실들 중에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 엘리트체육시스템에 대한 부분이었다. 1962년에 시작된 국민체육진흥법은 국민체육을 진흥하고 영위하자는 목적을 담고 있으나, 사실상 엘리트 선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경기력 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엘리트 선수들을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다. 한국은 전세게적으로 보아도 엘리트 전문 선수들을 위한 법이 가장 잘 되어있는 나라에 속한다. 경기 결과에 따라 군면제를 해주기도 하고, 메달을 따면 평생 연금을 주기도 한다. 또 엘리트 선수들은 실업팀을 가게 되면 이렇다 할 실적이 없어도 정해진 연봉을 받게 된다. 해서 최근에 육상선수들이 시합에서 설렁설렁 뛰며 몸을 사리는 장면을 보고 다수의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다. 이들은 선수생명이 짧은 만큼 몸관리를 하여 오랜 시간 연봉을 받으며 생활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명목상 엘리트는 프로와 달리 명예를 목적으로 운동을 하는 체육인임에도 몸을 사리며 돈을 목적으로 선수생활을 영위하는 부분은 다수의 국민들의 입장에서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메달연금부터 실업팀연봉까지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하입비스트사실 한국의 엘리트 위주의 편향된 체육시스템은 본래 일본을 따라 시작된 것이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엘리트 위주의 시스템을 버리고 지역중심 생활스포츠 발전에 힘쓰기 시작했다. 모든 국민들이 체육을 일상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해서 지금 일본에는 어느 곳에서든 몇 블록 안에는 실내수영장이 있을 정도로 스포츠시설구축이 잘되어있다(반면에 우리나라에서 실내 수영장을 가려면 소도시에서는 한참을 가야 하거나 어떤 경우는 꿈도 못 꿀 것이다).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져 있는 [슬램덩크] [하이큐] 같은 만화들도 전문체육인이 아닌 학교 내 스포츠동아리나 클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만화들이다. 한국은 88 올림픽을 기점으로 몇 차례 일본을 꺾었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로 거의 대부분의 올림픽에서 일본을 넘어설 수 없게 되었다. 이는 모두 생활스포츠 기반으로 다져진 일본의 다양한 인재풀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그리고 한국 역시 뒤늦게나마 일본을 따라 체육시스템을 생활체육중심으로 전향하기 시작했다. 때는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가 통합된 2016년부터이다. 즉 이제 고작 10년 정도 된 것이다. 반면에 일본의 생활체육중심 시스템은 1988년부터 시작되어 약 40년 정도가 되어간다. 한국과는 30년의 격차인 셈이다. 사실 한국은 항상 일본의 뒤를 쫓아왔다. 과거 문호개방부터 각종 사회현상들(버블경제, 초식남)에 이어, 이러한 체육시스템까지..
사진 출처 : 무예신문물론 10년 밖에 안되었지만 한국 역시 아주 간간하게 생활체육인들이 엘리트 선수들을 이기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중등부 수준에서 이지만.. 즉 아직까지 고등부이상부터는 생활체육인들이 엘리트선수들을 이긴 사례는 없는 듯하다. 이는 유튜브로 엘리트 체육을 하는 고등부 선수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필자가 좋아하는 복싱을 예로 들면, U19(17~18세) 복서들은 스텝부터 움직임, 스피드까지 감히 따라 할 엄두가 안 날 정도로 수준이 다르다.
한국 체육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의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독자적인 법은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정도이다.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이지만 스포츠 선진국은 아닌 이유다. 한국의 체육업은 선진국이 가진 개방적이고 통합적인 면모보다, 후진국이 가진 분리적이고 폐쇄적인 면모가 더욱 짙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