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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pink Oct 14. 2024

내가 왜 말 안 듣는지 알아?

“우리 라라는 예쁘고~ 똑똑하고~ 다 좋은데 딱 한 가지가 모자라. 엄마, 아빠 말 안 듣는 거. 그것만 고치면 완벽해!”

아이 아빠는 딸내미 놀리는 재미에 또 빠지셨다. 본전도 못 건질 거면서.

아빠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던 아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되묻는다. 

“내가 왜 엄마,  아빠 말 안 듣는지 알아?"

그래! 궁금하다. 도대체 왜 말을 안 듣는 건지. 이유라도 들어보자!


"이유는 엄마, 아빠가 친엄마, 친아빠인지 시험해 보려고."


으잉?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싶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친엄마, 친아빠면 내가 말 안 들어도 계속 사랑해 줄 거니까. 그런데 확실해! 엄마, 아빠는 내 엄마, 아빠가 확실해."


요즘 창작소설에 한창 빠져 있는데 그래서 상상력이 풍부해진 건지 아니면 어떤 책에 나온 문장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아이가 항상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가 친엄마라고 느끼는 포인트는 어디었을까 생각했다. 


진정한 사랑이란 상대방으로부터 시작되지 않는다. 사랑을 하는 사람으로부터 비롯된다. 아이가 어떤 모습이라서가 아니라 어떤 행동을 하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는다. 아이의 행동과는 상관없이 조건 없는 사랑이다. 

또한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성장 과정을 응원하고 기뻐한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결과보다는 그 사람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찰해야 한다. 


난 긍정적인 엄마니까 친엄마로 인정받은 것(????)에 감사하자.  

아이의 태도와 행동에 좌지우지되고 일관성 없는 엄마이지만 아이는 변하지 않는 사랑을 발견했으리라. 


딸아! 친엄마, 친아빠인 거 이제 확실하게 아니 그만 테스트해 줄래? 

엄마도 변함없는 사랑, 말과 표정으로 더 표현할게. 

오늘 하루도 뜨겁게 사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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