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어느 날
뿌옇고 바랜 아침
굽은등으로 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쫓아가다가
움츠리거나
웅크린 것들을
밀어내보려
시인의 편지를
읽으려다가
등받이 의자도
불편한 심사
은사슬을 풀어
차고 못 된 바람을
쏟아내다가
추위를 피해
죽음을 향해
멈춤 없이 다가온
돈벌레의 긴 더듬이를
째려보다가
사람 사이 머무는 감정을 조용히 들여다보며 일상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반짝임과 서글픔, 작고도 소중한 순간들을 노래하는 시를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