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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절

by 정현민

그런 시절


어둠 속에 소리 없이 묻혀

고운 이슬을 바라볼 수 없었던

내일은 밝은 해도 뜨면 안 되는

그런 밤들

달아나다 숨고 붙잡혀 끌려가

부르는 이유도 물어서는 안 되던

시대에 유감이 있으면 안 되는

그런 날들


어린 이가

더 어린 이를 위하여 살고

약한 이가

더 약한 이를 위하여 죽던

아픈 바늘에

여린 손가락을 뚫려야 했던

찬 거리에

불덩이가 되어 외쳐야 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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