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半白)

알 수 없는 인생 이야기 1

by 정현민

반백(半白)


멀어져 가는 하루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묻고 마시며 노래하던 서른 즈음엔

우리는 누구도 반백의 오늘을 꿈꾸지 않았다.


찰나라고 하기엔 길었으리라

시간은 더함 없이 주었고 난 덜함 없이 받았다.

청춘은 꽤 오래전부터 강 너머에서 안쓰럽게 나를 본다.


난 오늘도

다행히 주어진 검은 머리 반에 기대어

말없이 창백한 마음을 붙잡고

망설이며 선뜻 나서지 못하는 발을 끌며

주저하고 멈춰 서 힘겹게 외면하였다.


반백(半白)

희어짐은 옅게 사라지는 길에 홀로 서

하릴없이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무거운 삶을 끄덕여 받아들이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