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창가 자리에 앉아

뜬금없는 시인 이야기 2

by 정현민

도서관 창가 자리에 앉아


별의 기염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시간

땀에 찌든 몸을 말릴 개미굴 찾아

땅에 붙어 어기적 어기적 왔다.


반짝이며 까부는 잎사귀들이

눈치 없이 말을 건네는 자리에 앉아

노란 셔츠 입은 시집의 얇은 손을 잡는다.


이름 모를 익숙한 피아노 연주곡이

왼쪽 귀로 들어와 편안히 오른쪽 귀로 나가면

습관처럼 고개를 들고 창 밖을 본다.


희고 두꺼운 구름 너머 저만치 앞서간

조그맣고 느긋한 비행기를 따라 날다가

느티나무를 만나자 문득 궁금해진다.


작은 씨앗에 큰 나무는 어떻게 숨는 걸까?

바람은 나무와 무슨 말을 쉬지도 않고 나누는 걸까?

초록은 언제 봤다고 반기며 내게 손을 내미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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