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 영점 조절

고민의 시작

by 허지현

살다 보면 한 번쯤은 마주치는 몇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을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인생이란 대체 무엇인가?"

"나는 왜 살아야 하지?"


이어지는 글들은 이 질문들에 대한 저 나름의 대답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하지만 그전에, 왜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평범하게 살아왔고, 어느샌가 불행해졌습니다.


어릴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목표로 살았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불안하고 우울할 때도 많았지만 언젠가는 다 나아질 것이라 믿었습니다. 매번 자신을 밀어붙이며 당장 눈앞의 고민만 해결되면 앞으로는 걱정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공포스러운 미래와 미숙한 과거 사이에서 장난스레 "죽고 싶다"라고 내뱉던 말은 이내 습관이 되었고, 일상도 점차 우울감에 젖어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가장 안정감을 느꼈던 때도 있었습니다. 바로 취업 직후였는데, 그때만큼은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우울감이나 불안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똑같은 상태로 되돌아갔고, 저는 더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분명 걱정 없는 안정적인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잘못된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마치 답안지를 밀려 쓴 것 마냥 등골이 서늘했고 무언가에 계속 쫓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퇴근 후에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에는 스스로가 쓰레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근심을 떨쳐내기 위해 다른 일에 몰두해보려 했습니다. 무언가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휩싸여 취미에 열중해보기도 하고, 역사/경제/재테크 등의 자기 계발도 해보려고 애썼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럴 때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라는 질문에 부딪혀 어느 활동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즐거웠던 영화는 감상문을 남겨야 한다는 의무로 변했고, 가계부를 쓰다가 목표를 못 지키면 스스로를 원망했습니다. 모든 것이 다시, 더욱 크게 괴로워졌습니다.


성취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성과는 곧 당연한 것이 되었고, 새로운 걱정이 곧바로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유일하게 기분을 나아지게 했던 것은 오직 물질적 기쁨뿐이었습니다. 새로운 물건을 사서 포장을 열어보기 전까지의 그 두근거림에 빠져 돈도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그런 자극은 곧 무뎌져 더 자극적이고 더 비싼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흥청망청 돈을 쓰고, 정신이 피폐해지면서 “이건 무언가 잘못되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왜 이렇게 좋은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 불행을 찾는지, 왜 그 굴레에 빠진 건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제 사고의 시작입니다.


결국 제 나름대로의 답에 도달하여 그 생각을 여기에 적어 보지만, 이 글은 ‘행복해지는 법’을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누구의 이해를 구하거나, 누구를 설득하려는 글도 아닙니다.


그저, 우울감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 쳤던 자신의 생각들을 기록해 두기 위해서입니다.

옛날의 저처럼 깊은 고민과 우울감에 빠진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