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의 하루
유난히 달이 밝게 비추는 새벽이다. 무드등보다 더 눈이 부신 달은 이사오고 처음이다. 제제는 팔로(앞발로) 내 목을 감싸고 꼭 붙어서 그릉그릉 소리를 낸다. 잠자다가 깨면 거실로 가서 소파에서 자는데 자다 깬 아이가 엄마가 없는 것을 알고 날 부른다. 그렇게 몇 번의 이동이 있다보면 아침이 된다. 왼쪽을 돌아보면 늘 나와 배게 한 개로 잠을 자는 아이의 따뜻한 얼굴이 보이고
오른쪽을 돌아보면 내가 깰 때마다 같이 깨서 두 앞발을 반 접은 채 나를 쳐다보는 애교쟁이 고양이가 보인다. 이마를 갖다대며 살짝 쿵 하니까 앞발을 쭉 뻗어서 내 머리를 끌어안는다. 놀랍도록 친밀한 교제다. 이 두 존재가 내 마음을 사랑으로 꽉 채운다.
나에게 명상은 비로소 나를 바라보겠다는 작은 다짐이다. 마음의 큰 자리를 차지해 나를 사로잡았던 것이 사라졌을 때의 외로움과 허탈함을 느꼈다. 그래서 마음을 지배해 줄 다른 컨텐츠를 바쁘게 찾아다녔다. 마음이 홀로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 끊임없이 핸드폰을 켜서 보기도 했다. 시선과 에너지를 바깥으로 쏟고 싶은 충동을 잠시 멈추고 눈을 감아 내면으로 시선을 옮겨 본다. 호흡에 집중하지 못하고 떠다니는 생각들을 관찰하기만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신선함이 사라진 자리를 또 다른 새로움으로 채우고 싶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잠시잠간의 10분의 시간이 내게 만족의 지연을 가져다 준다. “끊임없이 뭔가를 채우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존재만으로 이미 충분해.”
아이를 재우면서 외로움이 크게 밀려왔다. 안되겠다, 외로움을 받아주고 싶고 친해지고 싶어서 잠든 아이 옆에서 눈을 감고 명상을 했다. 하지만 명상을 하면서 가장 처음 마주한 감정은 외로움이 아니라 따뜻함과 평온함이었다. 외로운 나를 따뜻하게 마중나가고 싶어했던 또 다른 나처럼 느껴졌다. 고마웠다. 예상치 못한 삶의 물결들이 거세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나는 어땠나? 고통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조금은 솔직해졌음이 보였다. 이전에는 힘들어도 늘 밝고 웃는 얼굴로 감추고 가면을 썼던 나였는데 지금의 나는 힘들 때 굳이 감추지 않고 나를 애정하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그 감정을 공유하고 나눈다. 때로는 의지하기도 하고 그들이 주는 위로에 힘도 얻으면서. 이런 진실함이 꽤 괜찮아지지 않았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맞다. 삶이 주는 희노애락에 솔직하게 답하며(반응하며) 살고 싶은 내 바람이다. 지나치게 슬픔과 외로움이 나를 파도처럼 덮쳐서 극단적인 마음이 들까봐 무서워서 나를 마주하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내 속에는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따뜻함과 강함이 있으며 잠재된 회복력이 있음을 믿으려 한다. “내 안에는 모든 것이 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