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고 싶어서
교회 같은 목장에 상담하시는 언니분이 있다. 언젠가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먼저 연락을 주셔서 대학원 시험 본 다음 날 만남을 가졌다. 상담심리를 공부하고 싶은 자와 이미 상담심리사의 길을 걷고 있는 이의 만남은 얼마나 설레고 아름다웠겠는가! 만나자마자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마구 질문하면서 대화를 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상담심리학문의 분야는 천차만별로 다양하고 깊구나.’ 생각이 들었다. 언니분께서 나에게 ‘어떤 상담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은연중에 관심 있는 분야 정도로만 답을 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언니는 학부 4년 동안 심리학과를 다양하게 공부한 후, 대학원 입학 전에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특정 분야를 정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겠다 싶었다. 나는 아예 다른 대학교를 나와 대학원을 들어감으로 내가 원하는 상담심리학 공부를 찾아보려고 했음을 깨달았다. 말 그대로 공부하고 싶은 연구분야는 합격을 위해 해당 대학원 교수님의 전공분야를 달달 외워서 그것을 공부하고 싶노라고 말할 생각만 했지, 좀 더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찬찬히 둘러볼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선 합격을 하고 들어가서 공부를 하며 세부적으로 찾아갈 수도 있겠지만, 막상 들어가서 내가 하고 싶은 상담 분야를 전공하는 교수님이 그 대학원에 없다면 아쉬울 것도 같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전날 대학원 시험을 보고 난이도에 충격을 받아 ‘합격이냐 불합격이냐’를 놓고 불안해하던 문제상황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불합격해도 괜찮겠는걸?’ 생각까지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다. 불합격되더라도 내가 정말 배우고 싶은 분야와 교수님을 찬찬히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해서 찾게 된다면 내 돈 내고 공부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문을 배울 수 있는 길은 넓고 다양하다. 반드시 그 대학원이어야만 했던 생각이 옅어졌다. 이제 모든 결과는 교수님들께 달렸다고 내 미래의 일부를 그들에게 돌렸는데 다시 주도권이 나에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스승은 내가 찾는다! 합격 여부까지 한 달 여 동안 여러 책들을 읽어보며 충분히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