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고 싶어서
어제 학교 교무실무사님이 연락이 왔다. 몸은 좀 어떤지 밥이랑은 잘 챙겨먹고 있는지 걱정돼서 연락하셨다고.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걱정해주는 마음이 따뜻한 온기로 전해져서 감사했다. 한편으로는 학교 상황도 궁금했는데 병가를 쓰기 전날, 우리반 우영이(가명)가 병원에 가서 ADHD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어떤지, 약 처방은 받았는지, 받았다면 그 후로 변화가 좀 있는지 궁금했다. 실무사님께 슬쩍 물어보니 우영이는 약을 먹고 있고 학교 생활에 큰 변화가 왔다고 하셨다. 친구들과 사이도 좋고 정서도 안정되고 가장 많이 다투었던 수현이(가명)와 시너지 효과도 난다고 하셨다. 우영이의 얼굴에서 웃음도 자주 보인다고 하셨다. 정말 감사했다. 쉽게 얻어지지 않는 고생 끝의 보람은 당장 나를 만족시키는 쾌락적인 기쁨보다 확실히 보람과 뿌듯함이 훨씬 크게 여운이 남는 것 같다. 올 한 해, 수현이와 우영이가 시기 적절하게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음에 담임으로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이제 다다음주 월요일이면 복직인데 내 담당 업무가 가장 많을 때 쓴 병가여서 주변 선생님들께도 죄송하고 그래서 여러 가지 걱정되는 마음들도 있지만, 학급 아이들의 변화된 모습들을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발견할 때의 기쁨도 보장되어 있는 것 같아 조금은 힘을 낼 수 있겠다. 복직을 하면 업무의 강도나 주변 선생님들과의 관계에서의 용기가 이전에 겪었던 학급문제 상황이나 금융사기피해같은 힘듦의 정도보다는 덜 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드디어 내일 대학원 시험이다. 시험 생각만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도지는 중이다. 조금의 스트레스에도 내 몸의 신체 위기 알람 경보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리고 있어서 많이 불안함을 느낀다. 전공 시험 장소와 면접 대기 장소, 시험 유의사항이나 주차가능한 곳까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차가 밀려서 주차를 하지 못할 경우 대학원 바깥에 주차를 하고 버스를 타고 대학원 안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버스 배차 간격이 크지 않을 경우에 가능하겠지만... 무사히 시험장으로 입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심박수가 멋대로 마구 뛰어도 심호흡하면서 기억한 만큼은 다 쓰고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를 맡아 줄 지인 부부에게도 한번 더 고마움을 전했다. 주말 아침 일찍 부탁해서 저녁때나 되서 돌아올 것 같은데 맛있는 저녁을 대접해야겠다. 특별히 내일은 저녁 이후에 먼저 대학원에서 공부 중인 친한 동생이 우리집으로 온다. 하룻밤 자고 가기로 했는데 시험 끝난 후의 시원한 마음으로 동생을 만날 것 같다. 요즘 <우리들의 발라드> 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는데, 그곳에서는 전국 각지의 자신만의 삶의 이야기와 노래를 담은 대부분 보통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노래 실력 빼고 너무나도 이질감 없는 우리네 인생과 같아서 공감도 되고, 감동도 크다. 인간이란 끊임없이 성장하기 위해 자신을 시험대에 올리고 능력을 평가받으려는 본능이 있는걸까? 생각도 해본다. 나 역시 누가 나보고 대학원 시험을 보라고 등 떠민 것이 아닌데, 내 마음 속 갈망과 자아실현의 욕구가 나 자신을 시험대로 인도한 것 같아 혹시나 떨어지더라도 또 어떻게 삶의 흐름을 만들어갈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기도 한다. 이 다음의 이야기는 어떻게 씌여 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