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허리디스크는 처음이지?

싱글맘의 하루

by 소화록

MRI와 CT 모두 찍어보자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알겠다고 했다. 자리가 없어서 내 이동 침대는 응급실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상태였다. 병원을 오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렇게 아픈 사람이 많고, 생과 사의 그 어디쯤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간호사가 와서 소변 검사를 해야 한다고 일어날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아니요 ㅠ 못 일어나겠어요..” 천장만 바라본 채 대답했다. 소변줄로 소변을 받아야 한다며 이동을 했다. 소변줄을 넣는 것은 정말,,,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다. 간호사가 소변을 받으려고 내 아랫배를 꾹꾹 눌러댔다.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다시 응급실 한가운데에서 대기를 했다. 엑스레이와 씨티를 찍는 것은 그래도 경험이 있어서 두렵지 않았다. 다만 스스로 일어날 수가 없어서 간호사, 의사들이 내 환자복을 꽉 잡고 나를 밀듯이 이동시킬 때 허리가 많아 아팠다는 것 정도..


MRI는... 처음이었다.

2-30분 동안 폐쇄된 공간에서 소음을 견디며 있어야 한다. 온몸이 긴장과 비상사태라 없던 폐쇄공포증도 생길 것 같았다. 이중으로 귀를 막아줬는데도 소음이 심했다. 하지만 나는 너무 피곤했는지 기진맥진하듯 검사받는 내내 자버렸다. 일종의 백색소음 역할을 했던 것일까.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화장실을 갔다. 직립이 안되니 화장실 가는 것도 일이었다. 수액과 몸을 휠체어에 옮기는 시간만 한 세월이었다. 지인이 함께 화장실 칸에 들어가 내 배변활동 소리를 듣고 옷 입는 것을 도와주는 것도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계속 머릿속으로 ’ 내가 간병인 보험을 들었던가?‘ 생각만 했다. 화장실을 갔다 온 사이에 검사 결과를 들고 온 과장님이 기다리다 올라가셨단다. 내가 가서 듣고 와야 한다고 해서 휠체어를 타고 3층으로 이동했다. MRI결과지를 보는데 요추 1,2번이 새까맿다. 디스크가 팽창해서 신경을 누른 것이 보였다. 오늘 이전에 디스크가 이미 있었다고 하셨다. 이 정도면 수술하지 않아도 되고 약물치료와 통증이 너무 심하면 주사치료 정도로 관리하면 된다고 하셨다. 과장님 말을 듣는데 다시 어지럼증과 메쓰꺼움 증상이 찾아왔다. 앞이 뿌애졌다. “잠시만요. 저 토할 것 같아요. 잠시만요.” 간호사가 급히 검정 봉투를 가져왔다. “저 빨리 가서 누워야 할 것 같아요.” 간신히 말하고 토가 나오는 것을 꾹 참았다. 멀미도 이런 멀미가 없다. 3층에서 1층까지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온몸을 비비 꼬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자리에 눕자마자 어지럼증이 급속도로 사라졌다. 호흡을 가쁘게 쉬며 아무 말없이 한참을 쉬었다. ’도대체 왜 허리를 세우기만 하면 이 증상들이 나타나는 거지?‘ 미스터리였다.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했다.


입원을 하기로 했다. 입원해서 물리치료도 받자고 하셨다. 그렇게 세월아 네월아 응급실에서 대기를 했다. 디스크가 있어 병휴직 중인 또 다른 지인 동생이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나한테 오겠다고 했다. 입원하면 생필품들이 필요하니 카톡으로 적어달라고 했다. 그렇게 집 비번까지 알려주고 쉬고 있는데 간호사가 와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현재 병동에 여자 입원실이 꽉 차서 여기서 계속 대기하셔야 해요.” 5살 딸이랑 응급실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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