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한번 안아 올린 날, 내 허리가 무너졌다

싱글맘의 하루

by 소화록

어제 아침, 여느 때처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고관절 스트레칭을 한 후 하루를 시작했다. 아이가 “엄마!”하고 부르는 소리가 나서 안방으로 가 아이랑 부비부비했다. “엄마 이제 머리 감아야 해.” “안돼! 가지 마 ㅠ 나랑 더 있어!” 꽤나 유혹적인 아이의 말을 제지하며 그럼 같이 나가자고 협상을 하는데 아이가 안아달라고 했다. 안는 것보다 업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럼 업히라고 했다.


그렇게 거실로 가서 히터를 틀려고 허리를 잠깐 숙이는데 “뚝!” “억!” 했다. “잠깐만 잠깐만!!” 급히 아이를 내려놓으려고 소파로 가서 허리를 뒤로 젖혔다. “뚝!” “악!!” 그대로 소파에 앉지 못한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허리 통증에 뒤이어 갑자기 앞이 폭죽 터지듯 뿌애지더니 메쓰꺼움이 올라왔다. 멀미가 나서 토할 것 같은 느낌이 괴로웠다. ‘아, 뭔가 문제가 있다. 심상치 않다. 어떡하지?’ 허리를 삐끗했는데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누워있어야 할 것 같아서 기를 쓰고 소파 위로 올라갔다. 그 상태로 아이 어린이집 전화, 직장 전화,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는지 전화했다. 그렇게 두 시간을 소파에 누워있었다. 별별 생각이 다 났다. 전날 저녁, 만삭인 지인과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연락했는데 내가 한 발언이 잊히지가 않는다. “난 요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어. 삼삼하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하고. 살짝 공허감과 외로움도 느껴진달까? 좀 더 상담심리 공부에 매진해 봐도 좋을 때 같아. 근데 살 만하다고 하는 말 금기어 아닌가? ㅋㅋ 곧바로 살만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어쩌지? “라고 했다.... 그리고..... 다음날 내 말이 꺼내기 무색하게 당장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겼다. 입이 방정이다. 육아도 일상도 할 만하다고 느끼면 누가 그걸 듣고는 다시 어렵게 만들고야 만다. 전혀 안 심심하다. 심심하지 않다고!


다시 일어나 보기로 한다.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뒤집기를 한 후 주변 물건을 버팀목 삼아 일어났다. 거실에서 안방 화장실까지 벽을 짚고 가는 데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다시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이 시작됐다. 호흡이 가빠졌다. 주저앉아야 하는데 앉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배에서 신호가 와서 필사적으로 화장실로 갔다. 그렇게 볼 일을 보는 중에도 온몸이 덜덜 떨렸다. 옷을 다시 입어야 하는데 입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화장실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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