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의 하루
<로리의 모험>이라는 그림책이 있다. 주인공 로리는 공룡인데 어느날 아빠와 늘 같이 가던 여행길을 로리 혼자 가기로 마음 먹는다. 가는 내내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만나는데 로리 아빠가 로리 몰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이야기다. 부모의 사랑과 자녀의 독립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딸은 매일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아빠!'를 부를 일이 없다. 간혹 집 안에서 넘어졌을 때, 울면서 "아파 !! 아파 ㅠㅠ 아빠 ㅠㅠㅠㅠ" 라고 연결되어 말할 때가 있다. 아플 때 부모가 생각나고, '아파'와 '아빠' 단어의 비슷한 발음을 핑계로 아빠도 나지막히 불러본다. 그럴 때면 참 마음이 좋지 않다.
이 책 안에는 로리와 아빠만 등장한다. 로리를 사랑과 애정으로 도와주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딸이 어떤 생각이 들까 궁금하고 내심 긴장도 됐다. 그래서 넌지시 아이에게 "어? 근데 로리는 엄마가 없네? 아빠랑 둘이 사나?" 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부모의 사랑 외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는 다양한 가족이 존재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는 침묵하고 있다가 "어! 그러네! 로리는 아빠랑 사나봐!" 라고 말했다. "00이는 엄마랑 같이 살잖아. 그치?" 라고 한번 더 말을 걸었다. "엄마는 어디 있을까?"
다양한 해석을 곁들여서 책을 읽어주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부모가 다 채워주지 않고, 약간의 좌절과 약간의 결핍감은 분명 인생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모의 이혼은 약간의 좌절 정도가 아니라 자녀에게 큰 일이다.) 아이와 나의 존재를 우리가 먼저 따뜻하게 바라봐주고 싶다. 그렇게 조금씩 자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