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와 나이듦에 대하여

싱글맘의 하루

by 소화록

속상하다. 언젠가는 접하게 될 것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일주일째 목이 간지럽고 가래가 있어서 잦은 기침 중이다. 문제는.. 기침을 할 때마다 방광이 압박을 받아서 그런지 계속 소변이 나온다는 것..... 약하게는 속옷이 젖을 때도 있고 어제는 심지어 줄줄 새기도 했다.(집이어서 다행이었다 ㅠ) 화장실로 달려가는 마음이 참담했다. 기침도 소변도 멈출 수 없는 상황이 괴로웠다. 얼른 검색을 해보았다. 나의 경우는 자연분만이 원인이 돼서 발생한 복압성 요실금에 가까웠다. 기침이나 재채기 등 복부의 압력이 증가할 때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하기 힘든 소변 누출 증상이라고 한다. 치료법을 검색해 보니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수술에 거부감이 들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는 케겔운동 등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추천했다. 내가 아는 케겔운동은 괄약근을 조이는 운동으로 알고 있는데 기타 예방법으로는 체중 감소나 물 적게 마시기 등이 있었다. 기침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데 그게 도리어 다른 봉변을 당할 상황에 처하니... 어이가 없으면서 당황스러웠다.


노인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분만한 젊은 층에도 있다고 하니.. 지금 내 몸상태를 어쨌거나 받아들이고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30대 초반이지만.. 요실금을 시작으로 몸의 구석구석 약한 부분이 점차 생겨나겠다. 건강한 습관 등으로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아예 막을 수는 없다. 안티에이징이 대세인 이 세상 속에서 노화는 환영받지 못하는 단어이지만 한편으로는 나이 듦 또한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임을 인정해야 한다. 젊음이 최고라고 말하며 보톡스와 성형수술, 시술 등을 권하는 이 자본주의 시대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아가는 생각도 필요할 것 같다. 나이 들어가는 삶 또한 나의 인생의 일부이며 환영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아이만 갈수록 커가는 게 아니라 나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것들이 변화되어 가고 있다. 나의 새로운 모습들을 환영하며 스스로를 사랑하는 과정으로 삼고 싶다.




토요일인 오늘, 아이는 아빠와 할머니, 고모를 만나는 날이다. 평일에 매일 부대끼고 그토록 혼자 있는 시간을 갈망하면서도 막상 아이와 잠깐 떨어질 시간이 다가올 때면 그렇게도 마음이 허전하고 씁쓸하다. 마지막에 안녕할 때의 딸의 얼굴을 봐서일까. ‘엄마 보고 싶어요.’가 느껴지는 표정을 등 뒤로 두고 가는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외로움이 짙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외로움을 고독으로 오래간만에 찾아온 이 시간을 자유의 날로 여기며 <미션 임파서블> 영화를 예매하고 북카페에서 책을 읽었다. 몇 시간 동안 앉아서 원 없이 책만 있는 시간이야말로 내 마음이 충전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책 속의 다양한 사람들의 삶 이야기를 기웃거리는 시간이기도. 뜻하지 않게 제목과 표지 디자인 등의 이유로 끌려서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책 선물은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신기하다. 카페에 혼자 있는 사람은 나 한 명뿐이고 다들 둘씩, 혹은 딸과 함께 셋이 온 가족이었다는 건. 각자 가져온 책을 집중하며 읽는 가정을 보고 평소 꿈꾸던 모습과 닮아있어 부럽기도 한 지금.

그들은 과거를 그저 사라지는 시간으로 두지 않았다. 과거를 외면하는 방법으로 현재를 훼손하지도 않았다. 현재도 과거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생애를 충실하게 살아냈다.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
과거를 돌보면서 현재를 지켜내는 사람.
함부로 끝내지 않고 떠밀리듯 시작하지 않는 사람. 그렇게 나의 생애를 온전히 살아가는 사람.

- 책 <완벽한 생애> 중에서-

방금 읽은 책의 문장이다. 문장의 응원에 힘입어 나의 하루를 살아내야겠다 스스로를 다독인다.


‘엄마가 너를 무척 보고 싶은데 씩씩하게 잘 충전하고 있을게. 어느 쪽에서 지내든 부재한 한쪽 부모를 향해 보고 싶은 마음을 당장은 덮어둘 수밖에 없는 어린 시절의 너를 엄마가 기억해. 나의 안쓰러운 딸. 삶이 주는 결핍과 그럼에도 살아가는 너와 나를 힘껏 응원해. 사랑하고 축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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