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고 싶어서
때에 맞게 찾아온 연수와 공부하는 시간들이 다가오는 2학기의 방향을 고민하는 데에 숲과 같은 큰 그림을 그려준다. 먼저는 일정 연수를 참여하는 내내 여러 번 마음에 자주 들리던 ‘관찰’이라는 단어를 숲의 주제로 정하게 되었다. 관찰하는 마음은 상담, 과학, 미술, 특수 교육 강의들에서 강사분들께서 반복적으로 강조했던 부분이었다. 아이의 마음을 자세히, 깊이 관찰할 것, 관찰은 애정이 있고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관찰은 객관적일 수 없고 믿음이 담긴 지극히 주관적인 행위라는 것, 아이들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그 나름의 강점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배웠다. 관찰하고 마음에 닿는 행위는 나에게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해서 솔직한 마음으로는 ‘자세히 보고 싶은데 자세히 보고 싶지 않고, 자세히 보고 싶지 않은데 자세히 봐야 할 것 같은’ 일이다. 하지만 내가 기쁘게 즐겁게 할 수 있는 선에서 관찰할 수 있는 양과 질을 잘 찾아나가고 싶기도 하다. 예를 들면, 우리 반 아이들이 유독 자주 싸운다는 점에 착안하여 아이들마다 화내는 지점을 관찰하고 수치화해 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이 있다. 그 지점에서 아이들의 욕구와 바람이 발견될 것이고 그 외에 예기치 않은 관찰 내용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체력의 여유가 된다면 수학 시간에 간단한 연산 활동이더라도 연결 큐브 등을 사용하여 구체적 조작을 충분히 하도록 지도하고 싶다. 현재 반 학생들 중에는 덧셈과 뺄셈 기호를 헷갈려서 덧셈일 때 뺄셈을 하고 있고 뺄셈일 때 덧셈을 하는 아이들이 있으며,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빼도록 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은 수에서 큰 수를 빼는 식을 만드는 등 반복적인 기능 학습으로 인해 보충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연산에 대한 연습이 부족한 것 같아 일일학습지만 내동 풀렸던 것이 후회가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수라는 개념을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조작활동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아주고 싶다.
1학기 동안 꾸준히 해왔던 활동도 2학기에 지속하고 싶은데 그중 하나는 교실놀이이다. 혈기 왕성하고 스포츠를 좋아하며 감정 기복이 있는 아이들이 즐겁게 도파민을 분출하고 편도체를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땀을 쭉 빼는 활동을 종종 했다. 아이들은 그 시간들은 무척 ‘사랑’했다. 또 선생님이 만들어준 놀이 하면 안 되냐고 돌아가면서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무의식으로 내면화된 불안과 분노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도록 다양한 체육 활동도 한다면 아이들 정서에도 좋을 것 같다. 또 매일 국어 시간마다 진도를 나가기 전에 그림책을 읽어줬다. 특별한 독후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책을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선생님이 읽어주는 그림책 시간>을 가졌다. 그림책을 읽으며 감상하는 태도,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태도,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 등이 범교과적으로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교직 생활의 많은 부분이 힘을 들여해야 하는 일들이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즐겁게,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아이들의 강점을 관찰하고 발견하기 이전에 교사로서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강점을 발견해서 잘 가꾸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1학년 n연차 교사답게 아이들의 작은 말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습관 역시 지속해야 할 부분이다. 아이들의 감정 변화를 알아차리고 그들의 삶을 응원하는 어른 중 한 명으로 존재하는 것도 마음 다해 지켜낼 것이다. 크고 작은 사건들과 행사와 업무에 쏠려 교육의 본질을 잊고 아이들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게 될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를 알아차리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독려하고 아이들을 지도하며 또 걸어 나가겠지. 2학기를 맞이하는 선생님들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