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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것 같다.

다큐멘터리 영화, '둘레' 를 만드는 중입니다.

by Lifeisbumpy Mar 07. 2025

그닥 기쁜 소식은 아니다. 병원에서 진딘 받은 것은 아니지만, 요즘 정신병 증세가 심하다. 기분이 매 초마다 오르락내리락 가파르게 왔다 갔다 한다. 특히,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할 때,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점점 더 거세진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양극단에 머무르는 요즘이다. 점점 뾰족해진다, 날이 선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있다. 누가 영화로 봐줄지, 다큐멘터리로 봐줄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장르로 봐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냥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60분이 넘는 장편 비디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대의 경험과 노력은 분명하다.


그런데, 보통 고통스러운게 아니다. 60분 이상의 장편영화를 만드는 일은 엄청난 집중력과 시간을 요구한다는 걸 몰랐다. 그리고 나같은 이방인에게는 더한 고통을 주는 것 같다.


마치 어둠의 골짜기에서 손전등 하나만 가지고, 때로는 그것도 없이 길을 헤메는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과거엔 토쏠리는 공포 라는 표현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요즘 나는 이 표현을 공감한다. 토할 것 같다. 헛구역질이 난다.


마감 날짜는 다가오는데, 여전히 길을 헤메고 있다. 사람들에겐 영화를 만든다며,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며 괜한 허세를 부리고, 나는 잘 되고 있다며 자기 위안을 반복하며, 실제로는 불안에 떨며 밖을 종일 걷거나 달리며 시간을 태운다. 그러다가 부족하면 무거운 쇳덩이를 들고, 지치면 잠에 든다. 팔자도 이런 상팔자가 없겠다. 지갑에 먼지 하나 떨어지면 다행인 주제, 불안감에 쩔어서 안과 밖을 헤메는 꼴이라니. 


방법을 모르겠다. 배운 적도 없고, 그렇다고 주변에 누가 이와 같은 일을 하는 것도 아니기에 만약, 제 3자가 나를 목격한다면, 허언증에 심각한 망상환자쯤으로 보아도 무방하겠다. 그렇지만, 방법이라는게 처음부터 존재했나? 성공하면 방법이 되고, 작동하지 않으면 시도가 되는 것이니, 될때까지 해보는 수 밖에 없다. 숨쉬는 방법을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게 된 것 처럼 나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나는 그저.. 만들고 싶다. 

그냥 그것이 전부다.


그리고


나는 분명히

만들어 낼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세상에 내놓고야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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