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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cha Jun 03. 2024

인생(일본출장-고야)

키치죠지의 하모니카 요코초 술집 고야

일본 도쿄에 3번 출장 왔다.

올해 3월에 Hermit Healer의 자매품(일본 ODM제품)을 런칭한 탓에 출장으로 오게 되었다.


사실 나는 그전에 아이들과 배낭여행으로 2번 왔다 갔지만 별로였던지 일본이라는 나라와 도시에 관심이 없었다.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왜냐면 도시의 모습이나 얼굴이 비슷하여서 별로 매력을 못 느꼈다.


난 이색적인 도시풍경(유럽 등)과 외모가 다를 때 그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더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일본에 관심이 갔던 것은 특이한 술집 문화였다.

작고 좁은 바에서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기 쉽기도 하고, 무엇보다 혼술을 하기에는 최고의 환경을 자랑한다. 나는 원래 술 먹는 습관이 거의 혼술인지라 여기 환경은 나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런 나에게 고의 이지카술집이 생겼다.

바로 "고야"이다

여기의 삼촌이라 불리는 인상파 주방장님의 얼굴은 정말 개성이 넘쳤다.

마치 야쿠자 같은 포스를 뿜어내는 그 강렬함에 나는 처음에 좀 쫄았지만 지날수록 느껴지는 그 친절함에 이끌려 도쿄를 방문할 때마다 여기 키치죠지(kichijoji)에 숙소를 잡았다.

오로지 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낭만을 즐기다 가려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여기서 마지막날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그 오지상이 쉬는 날이라 사쬬(사장)이 대신 요리를 해주고 있다.

그런데 사장님도 얼굴이나 포스가 남성미가 있다.

그래서 술을 한잔하다 말을 할 기회가 있어 사장님에게 농담을 했다.

"한국 여자가 좋아할 얼굴이라고".. 그랬더니 피식 웃기만 한다.


지금 조금 이야기하다 보니 이 사장님도 한류팬이었다.

"박상민노래와 계은숙노래"를 휴대폰에서 틀어주며 아냐고 묻는다.

당근이지!

40대 초인 것 같은데 이 가수들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니 좀 웃겼다.

그러던 중 갑자기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밖으로 나가더니 10분 후에 돌아왔다.

그리고 무언가 열심히 만들어서 나에게 가지고 왔는데 로 "해물된장찌개"였다.

한국에서 먹었을 때 너무 맛있어서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 만들어 먹는다 한다.

비주얼이 장난이 아니다. 각종 해물을 넣어서 만들었는데 서비스라고 주었다.

맛도 장난이 아니다.

이번 출장은 내일로 끝이 나지만 나는 이 가게가 그리울 것 같다.

"오지상과 사쬬"의 친절함.

이번 출장일도 물론 잘 되기를 바란다.

비즈니스 미팅 후 내가 느낀 감정은 아주 좋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에 돌아가는 기분이 좋다.


리고 이번 출장에서 나는 느낀 게 있다.

역시 술은 혼술이고

혼술 할 가게만 잘 만나면

여기 키치죠지(kichijoji)의 "고야"가 이찌방이란 것을.

그리울 것 같다.

여기의 안주

가성비가 끝판왕인 "사시미와 문어숙회"

"석화와 연어구이" 등 각종 해산물


여기서 마음껏 혼술 하면서

어쩌다 알게 된 딸 같은 아이

그리고 어린 아르바이트생들.

아들 사진 보여주니 아이돌 같다고 한다.

내 아들이 잘 생기기는 했나 보다 ㅋㅋ.


오늘이 3번째 도쿄 출장의 마지막 혼술이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거리가 한산해서 더 좋다.

이 가게 이자카야 "고야"에서.

오찌상과 사쬬, 그리고 항상 웃음으로 반기는 서빙하는 이름 모를 청년.

사요나라~~ 언제 또 볼지는 모르지만 다음에 올 때는 일도 더 잘 되어서

혼술도 더 많이 하고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더 달리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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