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과 글, 그리고 친구들의 온기
요즘은 사소한 것들에 더 오래 머무르게 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게 대하고, 작은 것에도 마음이 더 움직인다.
아침에 하는 나만의 루틴이 있다. 양치를 하고 올리브오일 한 숟갈을 꿀떡 삼킨 후 몇 분이 지나면 미온수를 마시고, 유산균을 먹는다. 이 별것 아닌 루틴이 내 하루의 시작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이 작은 습관들이 없으면 하루가 왠지 허전하게 느껴진다.
요즘 자주 쓰고 있는 ‘스레드’에서 좋은 글귀를 발견할 때마다 작은 위로를 얻는다. 내가 쓴 글에 따뜻하게 반응해 주는 사람들의 댓글은 마음을 부드럽게 해 준다. 문득 샤워하다 좋은 문구가 떠오르면 까먹지 않으려고 애쓰는 나를 발견한다. 글을 한 줄씩 차근차근 써 내려가는 시간이 나에게 새로운 위로가 되고 있다.
부지런히 즐기고 있는 AI 콘텐츠 작업도 나를 작지만 꾸준히 설레게 한다.
묵혀뒀던 그림을 프롬프트로 꺼내고 영상으로 재탄생시키면서 나의 창작물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교사를 하던 시절에는 내가 만든 작품을 공개하는 것이 참 조심스러웠다. 스스로 제자와 주변 사람들의 평가에 노출될까 봐 작품을 공개하는 것을 꺼렸던 것 같다. 그러나 일을 그만둔 지 4개월이 지난 지금, 그런 걱정들은 점차 잊히고 있다. 이제는 완벽하지 않아도 나의 콘텐츠를 당당하게 세상에 꺼내기로 했다.
콘텐츠를 올렸을 때, 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도, 좋지 않게 평가하는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고려하며 활동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저 나의 속도와 나의 결대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작은 위로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니, 문득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사소하지만 큰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30대 후반인 지금, 친구들은 대부분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느라 바쁘다. 그래서 자주 보기는 어렵지만, 가끔씩 오는 짧은 문자나 조카들의 사진 한 장이 마음을 녹인다. 친구들과 근황을 주고받으며 "넌 참 부지런한 친구야."라는 말을 듣곤 한다. 나는 그냥 혼자인 지금 마음껏 해보자는 생각일 뿐인데, 친구들의 말에 나도 모르게 위로와 힘을 받는다.
결국, 사소한 것들이 쌓여 나를 만든다는 사실을 점점 알게 된다. 나를 다독이는 건 일상의 사소한 위로들이었다. 결국, 사소한 위로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존재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