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Jul 10. 2024

아이는 아프고 나는 바쁘고

2024. 7. 10.

큰아이가 감기에 걸렸다. 칠레에서는 크게 아프지도 않고 잘 지냈다. 한국에 와서 친구를 사귀고 신나게 놀더니 지난 금요일에는 학교에 가지 못했다. 속으로 이제 시작이구나, 싶었다. 아이들은 아프고 나는 바빠지는 일.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니는 일이 예전보다는 수월해졌다. 아이가 컸고 나는 지금 직장에 다니지 않아 시간이 많다. 큰아이는 중학생이 되어 혼자 병원에 보내도 될 것 같다.


짐정리는 끝났지만 집에 있는 묵은 짐을 계속 정리하고 있다. 캠핑은 이제 가지 않을 생각이라 캠핑용품을 전부 팔았다. 아까워서 쓰지 못한 그릇은 꺼내서 쓰고 있다. 짐을 더 이상 늘리지 않고 있던 짐을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 당근마켓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요즘 아이들의 방학 계획을 세우고 있다. 큰아이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복싱 학원에, 둘째 아이는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 학원에 보낼 것이다. 오늘 둘째를 데리고 축구 체험 수업에 다녀왔다. 둘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싫다며 학원에 안 다니겠다고 했다. 체험 수업에서 축구를 재밌게 하더니 얼른 학원에 등록해 달라고 졸랐다. 둘째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두려움 없이 둘째가 무엇이든 새롭게 도전해 볼 수 있게 도와주어야겠다.


중학생인 큰아이와 초등학생인 둘째 아이는 이제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아 스케줄이 제각각이다. 아이들의 시간에 맞춰 공부 시간을 정하고 교재를 선정하는 일로 머리가 아프다.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면 나도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편하다는 것을 안다. 내가 돌볼 수 있는 데까지는 최대한 노력하고 싶다. 


방학 때 아이들에게 매여 있을 것이 뻔하다.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느라 나의 시간을 계속 조정하고 있다. 오늘은 친구들과 놀며 돈 쓸 일이 많아진 큰아이의 은행 계좌를 만들고 체크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은행에 다녀왔다. 은행 계좌를 만드는데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하루 내내 시간을 쪼개서 쓰느라 나는 정신이 없었다.


중간에 짬이 나서 청소기를 돌릴까 하다가 참았다. 내일 하면 된다고 나는 얼른 안심시켰다. 체력이 바닥나서 인내심이 바닥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참을성이 없으면 결국 아이에게 화를 낸다. 집이 지저분해지더라도 내 마음을 관리하여 아이들이 마음이 황폐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이들과 있을 때는 최대한 마음이 괜찮은 상태여야 한다. 


괜찮은 엄마가 되기 위해 나도 계속 배워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중학생이 된 큰아이의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 시킬 수 있을까가 최대 고민이다. 묻고 또 묻고 듣고 또 들으려고 한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아이와 함께 최선을 다해 보고 결과는 받아들이겠다고 다짐한다. 내 아이가 꼭 공부를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성적과 상관없이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고 사랑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끄러웠던 주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