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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크솔트 Oct 28. 2022

[초등 2학년] 우리 아이는 우영우는 아닌데요.

 학부모 상담 : 경계성 지능장애? 아스파거? 경계성 자폐스펙트럼? 

딱 병명이 있어야 하나요?


학기가 시작되고 복잡 미묘 심란한 3월이 지나갔다.

한 달 정도 J를 보신 초등 2학년 담임선생님은 학부모 상담 때 여러 가지 출력물을 가지고 오셨다.


"어머니 J의 병명은 뭔가요?

"아직 정확히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지는 않았어요. 어리니까 센터에서 많은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담임선생님은 아스파거 관련기사 및 내용을 서치한 여러 종류의 출력물을 나에게 내밀었다.


"어머니 제게 생각할 때는 J는 아스파거 같아요. 아스파거 아시나요?"

" 알고 있습니다. "

"아스파거의 경우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이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는 특수학교를 가는 게 아이에게 더 좋을 수 있어요."

"네? 특수학교요?"

"빨리 병원에 가셔서 아이에 대한 진단을 받아보셔야 해요."


나는 울지 않기로 다짐했지만 그날부터 다시 울기 시작했다.

담임선생님은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이야기한 것이지만 솔직히 본인의 말에 부모는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알지 못한다.

아직 제대로 진단을 받지 않는 아이를 두고 특수학교를 가는 게 좋겠다느니, 아이가 아스파거 아니냐느니 하는 소리는 정말 실례라는 것을 모를까?

특수학급에 아이를 보냈다는 것은 일단 아이에 대한 인정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제발이지

진단은 엄마, 아빠가 알아서 받을 테니 앞서 나가는 아이에 대한 판단은 넣어주시기 바란다.


현재, J는 지적, 자폐 모든 부분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다.

불과 4년 전에는 장애인 대우를 받았는데 말이다.


아직 어린아이일 때 느린 아이는 커가면서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모른다.

성장 가능성이라는 것을 정말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아이는 '우영우' 가 아닌데요


올해 인기 드라마에게 " 우 투 더 영 투 더 우"를 빼놓을 수가 있을까?

물론 장애를 다하는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우영우처럼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천재는 아주 드물지 않은가?


J군은 일반학급에서는 학습이 느리고 사회성이 매우 떨어지고 또래와의 관계가 어렵다.

하지만 특수학급 속 친구들 중에서는 단연 눈에 띄게 잘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 듣는 이야기가 "우영우처럼 그런 거가?" "뭔가 천부적 재능? 써번트 그런 거 아니야?"

하는 소리이다.


특수학급에 있다는 걸로 또래 수준의 학습을 따라가는 아이에게 천부적 재능이라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자폐라도 그 종류와 강도가 다 다르다.

하지만 일반인은 천편일률적으로 자폐, 지적장애 딱딱 확실한 병명을 말해주길 바란다.


확실한 백인, 흑인, 황인이 없음에도 그렇게 나누듯 말이다.

하물며 MBTI 성격분석만해도 얼마나 다양한가?

제발 장애인이라도 다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그렇게 바라봐 주길 바란다.



너무 많은 도움은 오히려 독!!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은 좋게 말하면 J군에게 너무 많은 배려를 했다.

일단 실내화 주머니, 가방정리, 책 펴주는 친구를 다 정해주었다.

점심 당번친구 정해 아이의 식판에 음식을 담아주는 배려? 까지 해주었다.

신체장애가 없는데도 말이다.


나는 혼자 활동할 수 있는 것은 할 수 있도록 집에서 밥도 식판에다가 주며 학교생활을 열심히 가르쳤건만 학교에서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게 해 주었다. 

엄마입장에서는 그리 고마운 일이 아니다.


J군은 점점 학교에서 본인이 하는 일들을 친구가 당연히 해주길 바라는 아이가 되었다.

친구들도 의례 저 아이는 장애인이니까 도와주어야 해 하는 생각이었다.


충분히 본인이 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이들과의 속도가 느리니 그냥 다해줘 버리는 것이다. 공교육에서는 느린 아이를 기다릴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너무 많은 도움은 자조 기능을 떨어뜨렸다. 집에서는 충분히 하는 것을 학교에서는 못하는? 아니 안 하게 되었다. 이런 행동을 나중에 고학년이 되어서 바꿀 땐 아이도 나도 참 애를 먹게 되었다.


6학년이 된 J군은 이제 사춘기가 되어 도움받는 것을 극도로 창피해한다.

늦더라도 자기 스스로 하고 싶어 한다.


어느 날 담임선생님께서 전화가 왔다. 

J군이 엄청난 말을 했다고 말이다.


"선생님 저는 도움은 필요 없어요. 다만 조금 시간이 필요하니 그것에 대한 배려만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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