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로 가는 길 (1)
해외항공권 구입은 신중하게
기관방문 일정이 끝난 후 베를린에서 팀원들은 귀국하고 나는 혼자 여행을 좀 더 하기로 계획했다. 독일 도시 몇 곳을 여행한 후에 벨기에로 가서 아웃을 하려고 처음에 계획하고 항공권을 끊었었다. 하지만, 알아볼수록 벨기에가 치안도 안 좋고 별로라는 말이 많아서 아웃을 포르투갈로 행선지를 바꾸기로 했다. 사실 예전부터 포르투갈에 꼭 가고 싶었는데, 독일에서 비행기로 이동하는 게 여러 가지로 번거로워서 마음을 접었던 거였는데, 까짓것 한번 가보자 싶었다.
포르투갈로 비행기 아웃을 바꾸려니 이래저래 신경 쓸 게 많았다. 일단, 아웃 도시만 바꿀 수 없어 2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수수료를 내고 항공권을 취소하고 다시 끊었다. 다음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가는 항공권 끊기. 여러 사이트를 비교하다가 한국여행사를 통해 사는 것보다 조금 더 저렴한 해외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 구입 완료! 인터넷 후기에 서비스가 좋지 않기로 악명 높은 여행사였지만, 한국여행사를 통해 끊는 것보다 몇 만 원 저렴했기에 개의치 않았다.
일주일쯤 지나서 내가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았다. 여행사 앱에 회원정보를 급히 쓰느라 이름과 성을 반대로 기입했고, 그 정보가 그대로 항공사로 넘어가는 바람에 항공권에도 성과 이름이 바뀌어 버렸다. 어쩐지 항공권을 끊을 때 여권번호나 성과 이름을 쓰라는 페이지가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상황을 수습하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으나, 결국엔 결제한 여행사에 연락하여 여행사 수수료와 항공사 수수료까지 총 10만 원가량을 물고 바꿀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어이없는 실수를 한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수많은 후회에 속이 상했다. 이럴 거였으면, 몇 만 원 더 주고 한국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표를 끊을 걸, 후회했지만 소용없는 일. 이미 어쩔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자꾸 생각해 봐야 어쩌랴.
아까운 수수료를 내고 성과 이름을 제대로 고쳐졌는지 다시 여행사에 수차례 전화했는데, 항공권 수정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름 수정이 됐다는 확인을 받을 때까지 계속 연락하고 신경을 써야 했다. 작은 실수 하나가 가져온 경제적 손실과 시간적 손해, 감정적 소모는 생각보다 컸다. 이 모든 손해를 상쇄할 만큼 포르투갈에서 엄청나게 신나고 즐겁게 만끽해야지,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여러 가지 손해를 감수하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나라, 포르투갈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