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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이호이 Aug 20. 2021

과학으로 위로받기 - 상대성이론

비전공자가 마음대로 쓰는 과학으로 일상 해석하기

-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이 나오지 않으니 너무 두려운 마음으로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 -

대학 조교에서 떨어지고 연방 특허청에서 일하고 있던 한 청년은 학계를 놀라게 하는 논문을 낸다. 논문의 이름은 ‘운동하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대하여’였는데 우리에게는 특수상대성이론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이후에 그는 연구를 이어나가 일반적인 현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했고 물리의 패러다임을 뒤집어놓았다. 토머스 쿤이 주장했던 패러다임 이론(과학은 어떤 이론이 널리 인정받아 토대가 되고 그 토대 위에 여러 가지 관찰이나 실험 등을 통해 살을 붙여나가다가 점점 이론을 부정하는 현상이나 실험값 등이 밝혀지고 어느 순간 더 이상 기존 이론을 지지할 수 없을 때 기존 이론을 뒤집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난다는 이론)에 잘 들어맞는 케이스라 볼 수 있다.


그는 아인슈타인이었다.


누군가는 아인슈타인 10명이 있어도 아이작 뉴턴 1명보다 둔재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아인슈타인을 무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만큼 뉴턴의 천재성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빛나는 과학자는 아인슈타인이다. 세기의 천재이지만 왠지 모르게 인간미가 느껴지고 상대성이론을 나를 위로하는데 이용했기 때문인 듯싶다.


상대성이론을 짧고 굵게 표현하면 시간을 절대적인 지표에서 상대적인 것으로 관점을 바꾼 이론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시간을 절대적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생각한다. 아인슈타인이 나타나기 전 물리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떨어지는 물체의 속도를 계산할 때 시간은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흐르는 값으로 생각하고 계산하는 것처럼. 또한 우리가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와 상관없이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흘러간다고 인지한다. 하지만 상대성이론은 여기에 반론을 제시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시간은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빠르게 흐르기도 하고 느리게 흐른다.

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많이 나가는 물질 근처에 있거나 빠르게 운동하고 있으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게 된다.

실제로 아주 작은 단위의 시간을 잴 수 있는 시계로 관찰하면 책상과 바닥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 몸도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나와 관찰하는 상대방의 거리에 따른 시간을 관찰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서 생각하면 서로 거리가 멀어질수록 현재가 연장된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화성과 지구에서 서로 통신을 한다고 했을 때, 서로 현재가 15분까지 연장된다. 즉, 화성에서 우리를 바라보면 지금 글을 읽고 있는 15분이 그들에게는 모두 현재인 것이다. 즉, 15분은 그들 입장에서 모두 현재이고 우리는 글을 읽고 있는 순간순간마다 시간 순서를 매길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순서가 없는 현재인 것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통신을 할 때, 답을 듣기 위해서 15분을 기다려야 하고 그 시간을 줄일 수 없는 것도 답을 듣고 화성에 다시 대답을 해 줄 때 상대방은 미래에 그 대답을 들을 수 있는데 현재가 연장되어 있어서 15분 뒤에 답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을 합쳐서 시공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것이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각자의 시공간에서 살아간다. 더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내 몸조차 같은 시공간이 아닌 다른 시공간에서 살고 있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 수 있겠지만 그 사실이 나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나이와 같은 사회적 기준에 따라 압박을 받는다. 때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선택하는 과정에서 나의 진심을 듣기보다 사회적으로 정해진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런 강박이 누군가에게는 뒤쳐졌다는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

내가 그랬다.


하지만 모두에게는 각자의 시간이 있다. 상대방의 시간과 비교하는 건 이미 물리적으로 큰 오류를 범하고 있는 셈이다. 적어도 과학에서는 그렇다. 뒤쳐진 게 아닐까 하는 조바심이 들 때면 상대성이론을 한 번씩 꺼내서 본다. 복잡한 수식과 현상들이 적혀있지만 가끔은 그 어떤 따뜻한 말보다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상대방의 시간과 나의 시간을 비교하는 건 큰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는 그렇게 설계된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문구가 아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실제로 우주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위로가 된다. 여러분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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