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 그의 노래는 왜 아직도 좋을까?

오래된 감정이 깊게 스며든다

by 누리장인

최근 내 유튜브 알고리즘에 가수 김광진이 자주 뜨기 시작했다.

기존에 모르는 가수였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매우 좋아하는 가수 중 한 명이며, 내가 노래를 부른다면 이 사람처럼 부르고 싶다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던 가수다. 최근에는 자주 보이지 않아 내 뇌리에서 많이 잊혔는데, 어느 순간 콘서트도 하기 시작하시더니 파격적인 헤어스타일과 함께 내 유튜브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노래를 좋아하는 이들의 알고리즘을 장악하기 시작하신 게 아닐까 싶다.


'더 클래식'의 김광진이라는 가수는 꽤 독특하다. 과거의 색채를 진하게 갖고 있으면서 현실과 미래를 살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끝없이 후벼 파곤 한다. 그때의 가수들이라면 그런 깊은 감성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긴 하지만 특히나 김광진이라는 가수는 '기교'보다는 '감성'이 유독 좀 돋보이곤 한다. 무엇보다 그의 '소리'가 참 좋다.



1. 현실과 이상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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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의 브랜드가 지닌 가장 독특하고 강력한 자산은 바로 이중성과 자기 일관성의 공존에 있다. 그는 단지 한 시대의 히트곡을 남긴 가수에 그치지 않고, 현실과 이상 사이를 절묘하게 오가며 자기 세계를 일관되게 지켜온 인물이다.


그의 이중성은 음악적 감성과 금융 전문가라는 이질적인 조합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중은 김광진을 '더 클래식'의 멤버로, <마법의 성>과 <여우야>를 부른 감성적인 싱어송라이터로 기억한다. 나 역시 그랬으니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금융인이라는 이색적인 커리어를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더 클래식 활동 당시부터 증권사에서 일하며 경제 분석 업무를 병행했고, 이후에는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까지 취득한 노래와는 다르게 굉장히 현실적이면서 인텔리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대한민국 연예인 중 CFA 자격을 가진 인물은 그가 유일할 테며, 이 자체로 김광진은 ‘투잡 아티스트’의 상징이기도 했다. 어느 인터뷰에서는 '주식과 음악의 공통점'을 묻기도 했는데, 요약하자면 이렇다.


주식과 음악은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죠. 주식은 미래를 잘 예측해야 하는데, 난 저평가된 주식을 꾸준히 유지하며 수익이 나는 방식을 선호해요. 트렌드를 쫓지 않고 내 감정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오래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다만, 김광진의 브랜딩이 그저 ‘투잡’이라는 흥미로운 정체성에만 녹여져 있진 않다. 오히려 그가 오랜 시간 동안 음악적으로 보여준 철저한 일관된 컬러감은 그를 단단하고 지속적인 브랜드로 만든 핵심 요소이다. 1


1990년대 감성을 바탕으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말이다. 10년 전 미니 앨범 < memory& a step >을 발매했던 당시 인터뷰를 보면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전 늘 음을 정확하고 똑바로 내려고 애쓰며 밀도 있게 부르려고 하죠. 사실 이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다만 진정성의 측면에서는 그 순도가 높죠. 이건 단순히 높은 역량만으로는 가능한 게 아니에요. 굉장히 스킬이 좋아도 느낌에 있어서는 전달이 부족할 수 있거든요.


그는 시대의 유행이나 스타일에 편승하지 않고, "감정 전달"이라는 철학을 음악에 담아왔다. 화려한 편곡이나 기교를 앞세우기보다는, 담백한 사운드와 절제된 감정선, 그리고 섬세한 노랫말을 통해 청자와의 교감을 우선시한다. 지금이 되어서도 그는 더 클래식이 가진... 그가 가진 고유의 색을 전혀 잃지 않고 있다.


2. 대중의 휴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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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의 음악은 단순히 귀를 즐겁게 하는 차원을 넘어, 듣는 이들의 마음에 포근한 위안을 건네는 정서적 휴식처로 자리매김해 왔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그가 가진 음악 세계는 나름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관된 감성과 청중을 향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연스레 구축되어 왔다.


음악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김광진의 음악이 지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정제된 감성'이다.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표현 대신, 절제된 멜로디와 섬세한 가사를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더욱 섬세하게 울리는 힘이 있다. 그의 음악은 무뎌진 감각을 강하게 자극하지 않고 조용히 깨우는, 마치 한겨울 장작불처럼 은은하게 온기를 전하는 특별함이 있다. <편지>, <추억 속의 그대>, <아름다운 너>와 같은 대표곡에서는 쓸쓸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그만의 독특한 음악적 어법이 일관되게 드러난다.


또한 그는 "힐링"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일찍 체화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힐링’이라는 단어는 지금처럼 범용적인 문화 키워드가 아니었지만, 김광진은 이미 그 시기부터 대중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그의 음악에는 '힘들 땐 잠시 멈춰도 괜찮다', '지금 이 감정은 너만의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흐르고 있으며, 이는 듣는 이로 하여금 우리 자신이 사회 속의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의 일부임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그가 소유해 온 음악적 정체성은 오늘날 과잉의 시대에서 더욱 돋보인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장르와 기술을 혼합해 인스타 피드마냥 뇌의 자극을 추구하는 반면, 김광진은 그 많은 것을 덜어내고 비워냄으로써 감정의 본질만을 남긴다. 이는 그의 음악이 시간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콘텐츠로 재평가받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김광진은 감성의 일관성, 정서적 공감대 형성 그리고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적 정체성을 통해 견고하고 지속 가능한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음악은 시대가 변해도 지친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가장 가까운 위로로 다가간다. 김광진이라는 아티스트 브랜드가 변화무쌍한 음악 시장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유지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3. 꾸준한 팬덤과 확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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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의 음악은 대중가요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 히트'와는 거리가 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가진 팬덤의 로열티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팬들의 규모는 물론 그리 크지 않겠지만, 깊은 애정과 꾸준한 지지를 보내는 수많은 대중이 있다. 이들은 음악적 취향을 넘어, 김광진이 지닌 삶의 태도와 감성에 공감하며 그를 '브랜드'로서 소비하고 지지한다. 스스로를 팬이라고 하지 않을지언정 대중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울림을 받기 때문이다.


이 팬덤은 팬카페나 SNS 활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런 게 없어도 상관없을 정도다. 그의 음악은 결혼식 축가, 영화 OST, 광고 삽입곡 등으로 지속적으로 활용되며,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서도 끊임없이 재발견되고 재소비되고 있다. 영화 '동감'에 삽입된 <편지> 라던가, 삼성전자 CF에도 등장한 <마법의 성> 등이 그렇다. 이처럼 그의 음악은 그저 일회성이 그칠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항상 공감 가능한 라이프스타일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티스트임을 방증한다. 팬이 한 번 듣고 끝나는 음악이 아니라, 오랜 시간 곁에 두고 여러 번 다시 꺼내어 듣는 음악. 김광진은 그렇게 '반복 소비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다.


김광진이 콘텐츠나 인터뷰에서 보여주는 음악에 관련된 담백한 태도는 브랜드 관점에서 지속 가능하고 신뢰 기반의 브랜드 자산으로 작용하곤 한다. 그는 스스로를 과장하거나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언제나 한 발짝 물러선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노래한다. 매우 진득한 감성을 갖고 말이다. 이 같은 태도는 팬에게 지나친 메시지 소비를 요구하지 않고, 개인의 경험과 생각에 맞춰 자율적인 해석과 깊은 몰입감을 자아내곤 한다. 결과적으로 김광진이라는 브랜드는 누구의 마음에도 와닿는 '감성'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많은 이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도, 한 번 유입된 팬은 오래도록 머무르는 높은 정서적 리텐션을 지녔다. 김광진은 언제든 누군가의 감정에 조용히 스며들 준비가 된 콘텐츠를 품은 가수이며, 2025년에도 대중들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마이크를 치켜들었다.


4. 시간과 함께 깊이를 더하는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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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의 음악은 일시적인 감정.. 감성... 을 대변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더욱 깊이를 더해가는 브랜드다. 숙성된 김치가 그러하고, 오래된 와인이 그러하고, 시간과 경험을 거친 우리의 생각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일반적으로 가요계는 유행이 빠르게 순환하고, 새로운 장르와 스타일이 탄생하고 사라지며 큰 곡선을 그리곤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변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콘텐츠가 있다. 김광진의 음악이 그러하다.


그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다. 작지만 정말 큰 힘을 가진 대중들과 본인의 '감성'을 믿고 정말 힘차게 노래한다. 청춘의 뜨거운 감정, 삶을 돌아보는 시선, 그리고 이제는 인생의 후반부에서만 꺼내 볼 수 있는 어른의 감정까지, 김광진은 음악을 통해 일관된 철학을 확장하며 대중이 갖고 있는 음악 세계에 깊이를 더해주기까지한다. 아니 음악 세계뿐 아니라 우리 삶 자체에서도 말이다. 이처럼 우리 각자의 예술 같은 삶을 시대의 흐름과 함께 성숙시키는 태도로 음악을 짓고 부른다. 그의 노래가 대중들이 단지 '추억'에 기대게 할 뿐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게 만들어내는 힘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침 최근 가수 김광진이 2025년 3월에 이어 5월에 앙코르 콘서트를 한다고 한다. 사실 마침이라기에는 타이밍을 보고 썼다보니 양심(?)이 없긴 하지만.. 여튼간에 2025년 5월 25일, 신한카드 SOL페이 스퀘어 라이브홀을 찾아가면 자신이 갖고 있는 음악 세계에 한층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며 성숙해진 팬들과 성숙해질 어린 팬들에게 더 깊고 더 따뜻한 이야기를 선사하기 위해 그는 마이크를 잡을 것이다. 시간에 저항하기보다는 시간과 같이 멋지게 늙어가는 그의 노래를 누군가와 함께 들어보는 건 어떨까?



*그나저나 음악의 방향성과 달리 요 몇년 머리스타일이 갑자기 저렇게 바뀌셔서 많이 놀랬다.




참고자료

https://www.tenasia.co.kr/article/2014100870164

https://ch.yes24.com/Article/Details/26521

https://namu.wiki/w/%EA%B9%80%EA%B4%91%EC%A7%84(%EA%B0%80%EC%88%98)#rf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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