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 대신 진정성 선택한 5명의 브랜드 스토리
K-POP 시장은 매년 수많은 그룹들이 쏟아져 나오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레드 오션'으로 불린다. 요 몇 년 수많은 그룹들이 탄생하고 사라졌다. 아니 사실 그걸 느낄 새조차 없을 정도다. 그 속에서 자신들만의 확고한 색깔과 존재감을 만들고, 잠깐의 번뜩임을 떠나서 '롱런'하는 그룹이 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 데뷔 초부터 심상치 않은 '괴물 신인'으로 등장해 독보적인 길을 걸어온 그룹이 있다. 바로 (여자)아이들(G-IDLE), 그리고 현재의 아이들(i-dle)이다.
2018년 5월 2일, 큐브 엔터테인먼트에서 6인조 다국적 걸그룹으로 처음 선보인 아이들(G-IDLE)은 데뷔 앨범 'I am'과 타이틀곡 'LATATA'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개인적으로는 그 당시 아이들이라는 그룹을 눈여겨보진 않았다. 전소연이라는 가수에 대해서만 얼핏 알고 있을 뿐이었다.
팀명 '(여자)아이들'은 '개인'을 뜻하는 'I'에 복수를 의미하는 한국어 접미사 '-들'을 붙여 '개성 있는 여섯 명의 멤버가 모였다'는 뜻을 담고 있었는데, 이 이름은 당시 데뷔 전 소연이 자작곡 제목으로 사용했던 것이 팀명 탄생의 계기가 됐다는 비하인드까지 더해지며 이목을 집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의 브랜딩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자체 프로듀싱 시스템이다. 이는 그녀들이 아이돌, 걸그룹에 머무르지 않고 일종의 '장르'로 자리 잡게 한 마스터키로 보인다. 데뷔 초 소속사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리더 소연이 직접 데뷔곡 'LATATA'를 작업하며 첫 발을 내딛은 이러한 시스템은 현재 민니, 우기까지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그룹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고히 해나가고 있다.
소연은 현재까지도 총괄 프로듀서로서 앨범 콘셉트, 스토리텔링, 뮤직비디오, 의상 시안까지 팀의 모든 방향성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편견에 도전하는 팀', ' i-dle이란 장르' 등의 명확한 비전은 매 앨범마다 'Nxde', 'TOMBOY', 'Queencard' 등과 같은 노래를 통해 독창적인 메시지와 연결되어 대중에게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녀들은 i-dle만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유지하면서도 매번 신선하고 신박한 시도를 통해 팬들을 그리고 대중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런 음악적 행보는 아이들을 매번 보는 그런 K-POP 그룹이 아닌, 그들만의 세계관을 가진 'i-dle 장르'로 브랜딩 하는 데 성공했다.
*아이들 멤버분들이나 팬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그냥 퀸카인 줄 알았던 노래 제목이 'Queencard'라는 걸 자료 조사하면서 처음 알았다...
아이들의 브랜딩은 멤버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적극 활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소연은 멤버 개개인의 음색, 강점, 성격을 정확하고 면밀하게 파악하여 이를 음악과 무대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고 노력한다. 그녀는 멤버들을 자신의 '뮤즈'라고 부르며, 곡을 쓸 때부터 각 멤버를 생각하며 파트를 분배하는 섬세함을 보여준다. 이는 동료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동시에 콘텐츠의 개성과 퀄리티를 높이는 그녀만의 철학으로 보인다.
메인 보컬 미연과 민니의 청량하고 몽환적인 음색, 우기의 허스키한 보컬, 슈화의 시크함과 뛰어난 댄스 실력, 그리고 소연의 압도적인 랩과 프로듀싱 능력은 서로 다른 악기마냥 나름의 조화를 이루며 그녀들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철학은 무대 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각 멤버의 고유한 매력을 억압하거나 정체시키지 않고 오히려 끊없이 펼치게 하는 안무와 스타일링, 그리고 개별 활동에서도 각자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전략을 구사한다. 다른 그룹들도 비슷한 시도를 꾸준히 하고는 있지만, i-dle은 다국적 그룹으로서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 또한 팀의 강점으로 작용하며, 멤버들의 '다름'을 존중하고 긍정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자신들만의 컬러'를 성공적으로 누구보다 잘 녹여내고 있다.
i-dle 멤버들의 '찐친(진짜 친구)' 같은 솔직하고 진솔한 커넥션은 팬덤과의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디어에 완벽하게 꾸며지기만 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때로는 '들망진창' 같은 솔직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이들의 연예인스러우면서도 인간미가 담긴 모습이 팬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리더 소연의 생일 파티에서 피곤해서 자리를 뜬 소연을 멤버들이 유머러스하게 이해하고 넘기는 모습, 회식 선호도 등 사소한 부분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비즈니스지만 세상에서 제일 좋아해, 이런 관계가 오래 가요"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내부의 단단함과 투명한 소통은 중요한 브랜딩과 팬들의 흔들림 없는 지지가 다양한 사건 사고 속에서도 i-dle의 강력한 지지대가 되었다.
이처럼 그들로부터 주목할 점은 바로 '불완전함'이다.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연출하기보다는 각자의 성향과 한계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더욱 현실적이고 진정성 있는 관계로 다가왔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이는 SNS 시대의 과도한 완벽주의에 지친 대중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위로와 공감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브랜딩 전략이 되었다.
소연의 리더십은 i-dle의 성공적인 브랜딩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다. 그녀는 평범한 '리더'를 넘어 '총괄 프로듀서'로서 압도적인 실행력을 보여주면서도, 멤버들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헌신적인 리더십으로 팀원들과 팬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었다.
특히 5인 완전체 재계약 과정에서 보여준 소연의 노력은 진정한 리더십의 표본이라 볼 수 있다. 사실 정말 좋은 리더 그 누구라도 쉽사리 할 수 없는 것이긴 하다. 모든 멤버가 똑같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개개인 면담과 변호사와의 협상까지 직접 진행한 그녀의 헌신적인 모습은 멤버들은 물론 팬들에게도 의미있는 감동을 주며 '사람으로서 존경스럽다'는 반응까지 이끌어냈다.
더불어 소연의 리더다움은 권위적이지 않다. '영감을 주는 방향 제시'에 기반하고 있다. 멤버들의 창의성을 억압하지 않고 오히려 각자의 포텐셜을 발견하고 개발하도록 돕는 그녀의 방식은 팀 전체 성장을 이끌어냈다. 이를 봤을 때 강제나 권위가 아닌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 브랜딩 요소가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i-dle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과 변화를 꿈꾸는 모습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브랜딩 메시지를 보여주고 전달한다. 소연은 자신만 뛰어난 것에 머무르지 않고, 민니와 우기 등 다른 멤버들이 작사·작곡에 참여하도록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팀 전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팬들에게 그녀들이 '함께 성장하는 그룹'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볼 수 있다.
또한 2025년 5월 '(여자) 아이들'에서 'i-dle'로의 리브랜딩은 이러한 변화와 성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여자'라는 성별이나 특정 기호에 얽매이지 않고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메시지는 팀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며 팬들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G'를 장례식으로 보내는 이벤트처럼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소통 방식은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작지만 큰 변화는 다시 한번 아이들의 이름을 대중 앞에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 정신, 새로운 퍼포먼스, 그리고 글로벌 문화 코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음악적 활동은 i-dle을 걸그룹이나 가수로 한정 짓기는 아쉽다. 궁극적으로 '문화 크리에이터'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굳이 얘기를 꺼내긴 그러하나, 어떤 브랜드든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G) I-DLE 또한 멤버 수진의 탈퇴라는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브랜드의 단단함과 팀워크를 증명했다. 5인조로 재편된 후 연속적인 히트곡을 통해 더욱 큰 성공을 거두며 건재함을 드러내며 그녀들만의 서사를 만들어냈다.
*사족이지만 난 군대에서 '수진'이라는 멤버 때문에 i-dle을 알게 된 사람이다.
이러한 위기 극복은 i-dle의 브랜드에 깊이를 더하고, 멤버들 간의 유대와 팬덤의 충성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각종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i-dle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강력한 브랜딩 요소가 되었다.
엔터계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작품으로 갚겠다', '음악으로 갚겠다'는 식의 공허한 사과와는 달리, i-dle은 실질적인 변화와 성장으로 응답했다. 이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은 단순한 변명이나 회피가 아닌, 책임감 있는 자세로 보였다. 특히 리더 소연이 보여준 헌신적인 리더십과 멤버들을 향한 배려는 팬들에게나 본인 동료들에게 믿음직스럽게 다가왔을 거라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것만으로도 호감 스택을 크게 쌓았다 생각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그녀들은 위기 극복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더욱 성숙한 예술적 정체성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상처받은 경험이 오히려 더욱 진솔하고 깊이 있는 음악적 표현으로 승화되었고, 이는 팬들과의 정서적 연결고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녀들의 이 같은 다사다난한 과정은 철학자 니체가 말한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명제를 현실에서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시련은 그들을 무너뜨리지 못했고, 오히려 더더욱 단단하고 진정성 있는 아티스트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물론 여러 인물의 브랜딩 사례를 쭉 적어오면서 실망을 주는 인물들이 더러 있었다. i-dle 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고민한다면 그들의 색깔과 대중적 이미지를 쉽게 잃어버리지 않을 거라 믿는다. 대중들의 기대에 반하지 않게 그들이 바라던 것들 중 최대한 무엇 하나 결여되지 않은 모습으로 좋은 가수로서 남아주기를, 좋은 것들만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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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료 및 이미지 :
https://youtu.be/NS5YovKgcco?list=TLGGwcoYdgtFUj4zMTA1MjAyNQ
https://www.sedaily.com/NewsView/1RZDLE9KLG
https://m.kukinews.com/article/view/kuk20221029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