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했지...
오늘은 오랜만에 운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사실 최근에 어깨 운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예전에는 많이 하지 않았다.
10년 전 운동 초기에는 어깨 운동을 조금 했었다. 그때는 지식도 근육도 없었기에 '부위'를 겨냥하기 보다는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라는 기본적인 운동 방식에 접근하여 시작했었던 것 같다. 당시 유명한 운동사이트의 운동법을 뺏겨 와서는 무작정 따라한 것 밖에 안되었다. 그 중에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 속칭 '사레레'라는 것을 하면서 어깨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잠깐이었다.
지금이야 마지막 세트에 마무리 1-2개가 힘들 정도의 강도로 이루어진 운동 루틴으로 구성하고 있지만, 그때는 그냥 힘들면 그냥 포기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일주일에 4일 이상은 운동을 했다. 심지어 사레레를 내킬 때만 해서인지 어깨는 그닥 커질 기미가 보이진 않았고, 몸을 만들기 보다는 시간을 떼우거나 단순히 몸을 단련하는 정도의 가벼운 목적성을 갖고 있었기에 그다지 열정적으로 하진 않았다. 그래서 어깨 운동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때는 '그냥' 운동을 한 것이다. 그냥 습관적으로 운동을 이어간 것이다.
그러다 운동에 대해 조금 깨우칠 때 쯤 팔꿈치 부상 등의 이유로 운동을 몇년 쉬다가 군대를 가게 되면서 놓았던 운동을 어쩔 수 없이 다시 시작했다. 이때가 '나는 어깨운동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전환점이었다.
첫째로, 군대에서 어깨 근육을 쓸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군대에서 필요한 체력 단련 종목 중 유독 눈여겨 보는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레그턱, 달리기 중에서도 어깨 근육이 메인이 되는 운동은 없었다. 물론 지금 돌이켜보면 작업 중에 탄약 상자, 군용탄 박스, 박격포 등을 나를 때 어깨 근육이 동원된다는 점을 고려하고서라도 반드시 했어야 하는 부위라 아쉽긴 하다. 당시 그래도 큰 무리 없이 육체노동을 할 수 있었던 건 주로 운동하던 팔과 등 덕분이 아닐까 싶다.
둘째로, 나는 기존 운동 목적이었던 '그냥 운동'에서 발전하여 '밸런스 있는 운동'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횟수, 무게, 퍼포먼스 등이 그러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기구나 프리웨이트에 중점을 둔 보디빌딩(BB)식 운동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었으며, 균형잡힌 튼튼한 몸과 봐줄만한 퍼포먼스 정도가 딱 좋았다. 그래서 한창 선후임들의 트레이너 역할을 할 때도 어깨운동을 열심히 시키진 않았다. 물론 개개인의 목적마다 따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긴 했지만 말이다.
세번째로, 난 신체 비율을 중요하게 여겼다. 난 신장(키)에 비례하여 이상적인 어깨 폭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긴 하다. 그런데 당시 등이 넓어지면 어깨도 절로 넓어보인다는 얘기에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내가 말하는 '튼튼한 몸'이라 함은 신장(키)과 어깨 폭까지 염두에 둔 황금 비율을 고려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깨가 넓을수록 키를 커보이게 한다는 점은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키가 작을수록 필요이상의 넓은 어깨를 가지면 전체적인 균형을 헤쳐 오히려 둔해보일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하였다. 둔하다기보다는 그렇게 보인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저 내 개인적인 취향이다. 결코 어깨가 넓은 사람들을 손가락질하거나 평가절하할 생각은 추어도 없다. 각자의 체형과 선호도는 충분히 다양할 수 있다.
누구는 그렇게 말하곤 한다. 하체 운동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다리 커져서 둔해보일까봐 걱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이다. 아마 그때 좀 그런 상황과 비슷했던 것 같다. 밸런스가 중요했으면 애초에 어깨운동을 했어야 했다...
그렇게 군대에서 어깨운동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로 운동을 해왔고, 지금에서야 어깨운동을 내 프로그램에 넣기 시작했다.
다음 화에 어깨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적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