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스토리펀딩 연재 - 노력말고 노조가 필요한 우리 1
우리, 아직도
노력이 부족한 걸까?
입사 지원에 필요한 스펙을 쌓고, 인성면접을 위해 아무리 힘들어도 웃고, 실무경험이 필요하다고 해서 인턴을 해도, 여전히 좁은 취업관문, 내 노력이 부족한 걸까?
너무 좋아하는 일이라서 함께 하는 동료가 좋아서 애착을 갖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 월급, 갑작스런 해고 통보, 내 노력이 부족한 걸까?
일을 구하면서, 일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면서 수많은 고민에 빠져드는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 그렇게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던 청년들이 하나, 둘 모여 서로의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고, 각자의 노력만으로 쉽사리 나아지지 않는 현실을 바꿔보고자 청년유니온을 창립하였습니다.
청년에게 노동조합을!
그렇게 청년들의 일자리와 노동권 문제를 청년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그 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 청년유니온은 창립과 함께 정식 노동조합으로 노조설립신고를 하였지만 구성원 중 구직자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노동부로부터 5차례 반려 당하였습니다.
이후 청년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인정받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더불어 행정소송을 통하여 ‘구직자도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승소판결을 받아 6번째 설립신고로 3년만에 정식 노조로 인정받았습니다.
청년유니온의 노조설립 인정으로 나날이 심각해져가는 청년실업 문제와 악화되는 노동현실 속에서, 당장 취업해있지 않아도 청년들이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게 된 것입니다.
노력말고 노조,
그 연결의 힘
청년유니온은 창립 후 7년의 시간을 거치며,
한 청년의 죽음에서 시작하여 또 다른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는
30분 배달제 라는 구조를 드러낸 ‘피자 30분 배달제 폐지’,
혼자는 알기 어려운 노동법을 함께 공부하고 익히는 과정에서 찾아낸
우리의 권리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교섭’,
청년이 겪는 실업과 다양한 문제가 청년 혼자만 감당할 것이 아닌 행정도 함께 무게를 나누고
해결해야함을 확인하여 새로운 청년정책의 시작이 된 ‘서울시-청년유니온 사회적 교섭’,
이 바닥이 원래 그렇다 며 각자의 인내와 끈기를 요구하는 업계 관행 속에서 원래 그런 것은 없음을 함께 확인하고 방송업계 변화를 이끌어낸 ‘tvN 혼술남녀 신입조연출 사망사건 대응’ 등
수많은 청년들을 만나 함께하며 청년노동현장 곳곳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이러한 의미있는 변화의 원동력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커피전문점 매니저, 특성화고등학교 현장실습생, 산업단지 파견 노동자, 웹 디자이너, 프리랜서 영상 제작자 등 노동조합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지만, 역설적으로 노동조합을 가지기 어려웠던 현장의 젊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모여 노동현장 곳곳에서 각자의 노력을 넘어 청년 세대별 노동조합으로 함께하며 만들어낸 ‘연결의 힘’ 이었습니다.
노력말고
노조가 필요한 우리
그렇게 함께 크고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왔지만 그 변화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악화되는 청년노동의 현실. 반복되는 야근과 과로, 구성원을 소진 시키는 일터문화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잘못된 노동의 관행들 속에서 여전히 수많은 청년들이 흩어진 채 각자의 노력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지금의 난제들을 풀 수 있는 힘 또한 청년유니온의 활동으로 확인했던 서로의 연결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기에, 우리에게는 더 많은 우리, 노력말고 노조가 필요합니다.
청년유니온과 함께 노조하자!
노력말고 노조가 필요한 그대에게, ‘노력말고 노조가 필요한 우리’ 프로젝트를 통하여 지금, 여기 함께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아직 담기지 않은 더 많은 우리의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함께 노조하자 말을 건내봅니다.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는 청년들의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함께해주세요.
발행일 | 2017-12-22
*2017 스토리펀딩 [노력말고 노조가 필요한 우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