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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치 Apr 12. 2024

50가지 거짓말(2)

그의 거짓말은 끝이 없다.

"이건 내가 다 가지고 있을게. 네가 거짓말한 거 다 수습하고, 내가 널 용서하면 그때 줄게."


그와의 커플링을 받고, 나오는 길에 내가 그에게 한말이었다. 그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라도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했다.


"정말, 내가 꼭 변할게."


당연히 나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시간은 어느새 저녁시간이 다되어갔고 이제 집에 가자고 했다. 

집에 가는 길에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했다.


"직업은 진짜라고? 헤드헌터 일은 진짜 하고 있다고?"


그는 당당하게 말했다.


"응. 진짜야."


나는 그의 말을 믿지 않고 다시 물었다.


"그러면 거기 가보자. 그 OO회사 위치가 강남이라 했지? 거기 가볼래."

"아.. 지금 저녁이고 주말이라 가도 문 닫혀있을 텐데?"

"응. 상관없어. 겉에서라도 보고 오자."


당황하는 눈동자를 순간 캐치할 수 있었다. 그가 하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그가 거짓말을 할 때 당황하는 것이 그제야 보였다. 그가 스스로 강남까지 가도록 나는 몰아붙였다.


"가보자. 궁금해."

"알겠어."


그렇게 강남역에 도착했고, 강남역 빌딩 한 곳에 주차를 했다. 외부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보니 건물의 불빛이 거의 꺼져있었다. 


"들어가 보자."


그는 망설이다가 먼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의 홀은 거의 불이 꺼져있었다. 터벅터벅 걸어가던 그는 엘리베이터를 찾으며 길을 헤매었다. 그 건물은 엘리베이터 홀이 2개가 있었고, 엘리베이터가 2대씩 양쪽으로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있었다. 

그의 헤매는 모습으로 거짓말이 완전히 들통난 것이다.


"모르나 봐? 매일 출근하면 모를 수가 없는데?"

"매일은 안 와서 잘..."

"그만해라. 거짓말."

"미안해."


밖으로 나와 그에게 조용조용 따졌다. 


"그 와중에 끝까지 거짓말을 쳐? 너 진짜 사람이야? 대단하다."

".... 내가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서 그래."

"뭐?"


귀를 의심했다. 다니는 것도 아니고, 다닌 것도 아니면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라니? 내가 들은 말이 맞나?


"야. 적당히 해. 그게 뭔 소리야."

"진짜야. 여기는 내가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올 수 있는 곳이야. "

"아 됐다. 집에 갈래."


더 이상의 대화가 안 되는구나 싶었다. 그는 이미 그가 만든 본인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그 후 집까지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돌아왔다. 집 앞에서 정확히 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끝이 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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