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편지

사랑의 기록

by 나몽

To. 오빠에게


오빠는 내가 오빠의 첫사랑인 것 같다고 했잖아. 근데 나도 내 인생 첫 고백의 대상이 오빠였어. 그날 오빠에게 밥 먹자고 말한 게, 사실은 내 첫 고백이었던 것 같아. 잘 알지도 못하는데 그냥 좋았고, 함께 있고 싶었어. 그 마음을 돌려 말한건데, 그럼 고백 아닐까? :) 용기낼만큼 궁금하고 끌렸던 것 같아.


그리고 내 예상대로 오빠와의 시간은 주옥같았어. 분명 흐리고 추운 날이었는데, 마치 온 세상이 반짝거리는 것만 같았어. 그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오빠 생각이 너무 나는거야. 그래서 왜 이렇게 좋을까? 혼자서 한참 생각했었어. 아래 글은, 오빠랑 첫 데이트를 하고 기록했던 내 마음이야.


그 사람이 좋다.

그에게서 풍기는 따뜻한 향기와

너그러운 웃음이 좋다.

사려 깊은 배려들과 말 한마디

한마디 사이에 스며드는 온기가 좋다.


생각이 따뜻하고 그 따뜻함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그 사람은

낯선 무지를 잠재워주는 안정감이 있다.


위스키처럼 묵직한 향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편안하지만 가볍지 않고,

부드럽지만 쉽게 흔들릴 것 같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질 것 같은,

궁금해지는 사람이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마치 기분 좋은 계절을 맞이하는 일 같다.

따뜻한 봄날의 햇살을 살결로 느끼는 듯한.


행복하다.


좋아해요. 당신을.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감정일까 봐, 혹시 오빠를 부담스럽게 할까봐 그냥 내 마음 안에 숨겨두었던 글인데, 그리고 사실은 내 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싶어서 썼던 글인데, 이제는 오빠가 나에게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알려주고 싶어서 조심스럽게 꺼내봐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오빠가 정말 이런 사람이더라고.


참 따뜻하고, 진실되고, 봄날 같은 사람인 것 같아. 나에게 와줘서 고마워.


우리의 사랑이 시공간을 넘어 과거와 미래의 오빠에게도 위안이 되고 힘이 되길 기도해. 예전부터 가끔 기도했었어. 아직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내 평생의 사랑이 오늘 힘든 일이 있었다면 하나님이 꼭 위로해 주시길. 그 사랑이 오빠인 것 같아.


나도 오빠를 만나기 전 최근 몇 년은 참 쉽지 않았어. 겉으로는 씩씩하게 극복하고 잘 지냈지만, 그래도 그 시간들을 돌아볼 땐 힘들었었어. 근데 오빠의 존재가 그 시간들 속의 나를 위로해줘. 사랑해줘.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


고마워 오빠. 나도 오빠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줄게.


진심으로 사랑해요.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