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여행의 시작이 베트남이라니
예전에 배를 타고 대마도에 간 적이 있다. 그때 여권을 처음 만들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해외에 갈 일이 없어서 잊고 있던 여권, 코로나가 끝이 나고 (진짜 끝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스크 전면 해제니까) 잊고 있던 해외여행에 대한 갈망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비행기를 타고 정식으로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어서 내 기준 첫 해외여행은 이번에 처음이다. 그런데 첫 해외여행의 시작이 베트남이라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그동안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라는 핑계 아닌 핑계로 가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퇴사 후 갑자기 즉흥으로 가게 되었다. 행복을 찾아 떠나는 20대 마지막 29살의 해외여행이라 내가 꿈꾸던 그 낭만과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겠지만 그래도 이 행복과 기억은 오래가리. 저녁 비행기를 타고 5시간을 달려 도착한 베트남 호찌민. 새벽 2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지만, 호찌민의 새벽은 아직도 활발했다. 미리 핸드폰에 깔아 두었던 어플을 이용해서 택시를 부르고 숙소로 가는 길, 기사님께서 틀어주신 베트남의 인기차트?!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아직도 불빛 가득한 거리를 달리고 있다.
새벽이라 졸려서 그런지, 5시간 남짓이지만 시차 차이 때문인지 뭔가 멍한 기분과 함께 지금 이 순간이 꿈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돈은 없고 시간만 많은 백수지만 왜 이렇게 행복한 건지 모르겠다. 사실 여행을 다녀온 지금도 그때 그 순간들이 여전히 꿈같이 느껴진다. 내 행복을 좇아 날아온 이곳에서의 행복한 기억을 기록하려고 한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잊지 않기 위한 기록.
어릴 때는 여행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나 해외는 더더욱. 돈이 없어서 못 가는 것도 있긴 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새로운 곳에 간다는 것 자체로도 두려움이 있었지만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인종도 다른 나라에 간다는 사실이 나에겐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던 거다. 국내 여행을 다니다 보니까 여행이라는 거 생각보다 할만한데? 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움으로 두근거리는 것이 아닌, 설렘으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국내 여행으로 여행이라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니, 더 크고 넓은 세계에 발을 딛고 싶어졌다. 이 생각이 행동이 되기까진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베트남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 또 다른 해외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될까, 언제 가게 될까.
여행이 주는 두근거리는 설렘과 아무것도 아닌 것도 예뻐 보이는 마법 같은 순간이 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있는 이곳에서는 쉽게 하지 못했던 것들 (갑자기 흥에 취해 춤을 춘다던가, 노출이 있는 옷을 입는 다던가 하는)도 여행지에서는 무엇 때문인지 다 가능하게 되는 용기가 솟아오른다. 첫 해외여행 이 정도면 성공이지 않나? ㅎㅎ 대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