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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Aug 04. 2023

이거 불법 아니에요?

내가 곧 법이다.

 말로만 사기 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불법이 가득했다.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누구보다 착하게 살고 성실한 사람들은 힘들고, 왜 사기꾼들을 떵떵거리며 잘 먹고 잘 사는 것인가. 이게 바로 아이러니가 아닌가 말이다.


 새로운 회사에 출근한 지 한 달도 채 안 됐을 무렵 회사에 정장 입은 사내 둘이 커다란 종이가방을 들고 들어왔다. 우리 사무실은 평소에 직원들 외에는 연락이나 약속 없이 방문할 사람이 없는데,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두 명이나 정체 모를 큰 종이가방을 들고 등장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누구지? 저게 뭘까? 싶어서 사수를 쳐다보면서 누구냐고 물어보니 자신도 모르겠다고 답하며 그들에게 다가가서 누군지 물었다. 그랬더니 그 두 사람은 대표님이 사무실에 두고 가라고 해서 가져왔다며 아마 딱 맞을 건데 확인해 보시라며 종이가방을 회의실 책상 위에 두고 회사를 나섰다.


 그 두 사람이 나간 뒤, 사수에게 다가가니 사수가 나에게 말했다. "이거 돈인데요?" 돈이라니, 갑자기? 돈을 왜 가져왔나 싶으면서도 얼마나 될까 궁금해져서 종이가방 안을 살펴보니 엄청나게 많은 1만 원 권과 5만 원 권이 가득했다. 사수는 나에게 자신도 이야기를 듣기만 했지 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사수의 말에 따르면 대표는 고객들에게 현금으로 거래 시 계약금을 깎아줘서 다른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최저가로 거래될 수 있도록 하고 대신 자신은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어서 윈윈이라며 지금까지 이렇게 거래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수도 사실 들어온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아서 실제로 현금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표님에게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며 사수는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마친 사수에게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니 사수는 대표가 자신의 방에 돈을 세는 기계가 있으니 그것으로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고 정리해서 한쪽에 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근데 이래도 되는 거냐고 이렇게 많은 현금은 실제로 태어나서 처음 본다고 말했더니, 사수는 대표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며 어차피 말해도 안 듣는다고 그리고 고객들도 더 싸게 거래할 수 있으니 좋긴 하죠.라고 하며 돈을 세기 시작했다.


 대표는 이런 불법을 수도 없이 저질러왔고 그 행위에 대해 걱정하며 묻는 직원이 있으면 네가 잘 몰라서 그런다며 원래 다른 곳들도 다 이런다. 그리고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다. 라며 오히려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사람을 비정상인 것처럼 대하며 말했고 자신이 정하는 대로, 자신이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해야 하고 그것이 곧 정답이며 법이 되는 사람이었다.


 나도 처음에 이 광경을 목격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모든 법을 다 아는 것도 아니고 사수와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원래 다 그런 건가? 내가 이쪽 분야는 처음이고 잘 몰라서 혼자 오버하는 건가? 하는 결론에 가까워져 갔다. 그러나 도대체가 정말 이 회사, 이 대표는 어떤 곳이고 어떤 사람인 걸까. 이게 맞는 걸까.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물음표들이 혼잡스럽게 떠돌아다니니 그대로 결론 지을 수는 없었다. 앞으로 좀 더 있으면서 추이를 살펴보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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