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 오래된 꿈은 출근하지 않는 것이다. 출근과 퇴근이 없어진, 삶 자체가 일이 되어 살아가는 그런 것. 물론 직장인들 모두가 퇴사가 꿈이고 출근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나는 회사라는 그 틀 안에 나를 가두는 것이 싫다. 어딘가 좁은 공간에 갇혀있는 듯한 느낌에 숨이 막히기도 한다. 특히 요즘에는 더 울렁거리거나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에 똑같은 사람들, 똑같은 배경이 나를 지치게 만든다. 어떤 친구는 이런 반복이 안정감으로 다가온다고 하지만, 나는 지루함으로 느껴진다.
그냥 내가 좋아서, 하고 싶어서, 진심으로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 심장의 두근거림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정확히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정의할 수가 없어서 프리랜서가 꿈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어떠한 분야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디자인도 하고, 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이것저것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인생을 가득 채우고 그걸로 돈도 벌면서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아, 오늘도 출근하기 싫다." 혹은 "시간이 왜 이렇게 안 가지?"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고 싶지가 않다.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할 수 있는 힘인 체력도 조금씩 떨어지고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커져가다 보니까 한 살이라도 더 젊은 이 순간을 웃으면서, 땀을 흘리면서 열정을 담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흘러가는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허투루 보내고 싶지가 않다. 더 많은 곳들에 가보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더 많은 경험들을 쌓아보고 싶다. 이렇게 내 안에 켜켜이 쌓인 것들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작은 부분에서 서로 공감하면서 위로하고 같이 기뻐하는 이런 감정의 교류가 필요하다.
오늘을 보내기가 아쉽고, 내일이 오는 것이 마냥 좋지 않은 그런 직장인의 찌든 감정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며 행복하고, 고민하고, 시도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이나 두려움보단 또 만나게 될 새로움에 기대하게 되는 그런 삶. 삶 그 자체로 일이 되고 또다시 삶이 되는, 하나로 이어질 수 있는. 아직은 눈앞에 크게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작은 오늘의 점들이 모여서 하나의 단어가 되고 그 단어들이 모여서 문장이 되며, 문장들이 모여서 페이지가 되고 페이지들이 모여서 책이 되어 세상에 나가게 될 순간들을 바라고 기대하며 오늘도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