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난자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카드게임 중에
‘보난자’라고 하는 게임이 있다.
보난자는
내 땅에 콩을 심어 코인을 버는 게임인데,
거래를 통해 내가 필요한 콩과
필요하지 않은 콩을 적절히 거래하고,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여 나에게 남은 필요 없는 콩은
무료로 적절하게 나눠줘야 이길 수 있다.
아이들과 보난자를 하다보면
'신뢰'의 가치와 인간의 '권선징악'의 욕구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평소에 엄마와 보난자를 할 때에는
서로 나누고 베푸는 훈훈한 분위기 가운데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나에게는 필요 없는 콩이
아이들에게는 필요한 콩이지만
거래할 것이 없으면 무료로 나눠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어려울 때 도와준 것을 기억하여
다음번에 '보은'한다.
그리고 비록 자신이 게임에서 지더라도
자신을 많이 도와준 사람이 이기면
바로 수긍하고 게임에 진 것에 대해 억울해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빠는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아주고 싶어서인지,
승부욕이 발동해서인지
아무튼 종종 '나쁜 사람'역을 맡곤 한다.
아이들에게 필요 없는 콩을
반강탈의 분위기로 가져가서
첫 번째 판에서 아빠가 승리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그 다음 판부터는 아빠에게는 진 게임이다.
왜냐하면 아빠는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나쁜 사람으로 찍힌 사람을 응징해주기 위한
반격이 시작된다.
나에게 필요 없는 카드이지만
아빠에게는 절대로 주지 않고
차라리 버리는 것을 선택한다.
아이들은 합심하여 아빠가 게임에서 이기지 못하게 만든다.
이기적인 사람은 첫 판에는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신뢰를 잃고 민심을 잃으면
그 다음 판부터는 게임오버다.
신뢰사회 속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은
별로 큰 문제가 아니고
그냥 게임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신뢰를 잃은 사회 속에서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나쁜 사람을 응징하기 위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이런 사회 속에서는
게임을 즐길 수 없고,
누가 이기느냐가 중요하게 되고,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진다.
우리 사회도
그간 횡행했던 '나쁜' 행동들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통해
정의사회, 신뢰사회로 진입하기를 바란다.
정의구현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온전히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즐겁게 누려볼 수 있는 사회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