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선배

by eunice 유니스

내가 오십견으로 고생하기 딱 1년 전쯤에

남편에게 먼저 오십견이 왔다.


아파하는 남편을 보아도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아픔이었기에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없었던 나는

크게 공감해 주지 못했고 함께 아파해 주지 못했다.


부부는 닮아간다더니

아픈 것마저 닮아 나에게도 오십견이 왔다.


1년이 지나자 많이 호전된 남편과는 달리

원래 직업병 때문에 평소에도 목, 어깨, 허리, 손목이 안 좋았던 나는

양쪽 어깨 모두에 오십견이 오는 바람에

어느 쪽으로도 누울 수 없는 통증으로 밤잠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벌써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언제 끝날 지 모르는 통증에 여전히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양쪽 어깨가 굳어지다 보니

불편한 게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머리를 감을 때 정수리까지 손이 닿지 않고

등이 가려워도 긁을 수 없고

겨울이라 옷을 껴입어야 하는데 옷을 입고 벗을 때마다

잔뜩 찡그린 얼굴로

날카롭고 고통스럽고 짜증 섞인 ‘악~’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런 나를 남편은

‘내가 그 고통을 안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슬그머니 다가와 도움의 손길을 보태준다.


가방이 조금만 무거워도 힘들어하는 내 곁에 와서 가방을 들어주고

날마다 어깨 마사지 좀 해 달라고 칭얼거리는 아내를 귀찮아하지 않고


식사 준비하며 손이 닿지 않는 찬장의 그릇 꺼내 달라,

유리병 뚜껑 좀 열어달라,

잔뜩 쌓인 설거지 좀 해달라,

이불 좀 개어달라며

“ 여보 이것 좀~ ”을 입에 달고 사는

손이 많이 가는 아내이지만

늘 다정하고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준다.


분명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같은 고통을 겪어 본 선배로써

내 아픔을 함께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남편이 아플 때 함께 아파해주지 못했던 것이 미안하고,

내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공감해주는 남편에게 고맙다.


고통의 선배가 있다는 것,

' 나는 그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안다 ' 공감해 주는 내 편이 있기에

오늘도 버티고 참아낼 힘을 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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