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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지윤 Aug 02. 2024

부러진 손톱


부러진 손톱


                 강 지 윤



 

바람의 손이 억세게 문을 닫던 날


문틈에 손이 끼어 손톱이 부러지던 날


  


아직 다 떼어져 나가지 못한 반쪽 손톱이


곱사등처럼 휘어져 손끝에 매달려 있다  


급기야, 내 눈물까지 휘어졌다


  


 

검푸르게 멍든 상처를 감추려


검은 색칠을 해도  


자꾸만 티가 나는


잔인한 아픔의 기억들


  


 

나는 오랫동안 휘어진 손톱처럼


등을 휘고


마음을 휘고


생각을 휘고


기억을 휘고  


그렇게 살아 왔었나보다


  


 

손톱연한살도 함께 썩어 들어가는 아픔을 누르며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기 위하여


남몰래 검은 색칠만 하며 살아왔었나보다


  


 

멍들고 부러진 끝자락까지


새 손톱이 자랄 때까지


기다려야지, 나를 위해 기다려주어야지  


기다림은  


검은 상처가 치유되는 기적의 시간.


  


새 손톱이 자라는  은총을 누리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눈물도 마음껏 흘려야지


검은 상처 위에 진실한 눈물을 바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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