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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befree Dec 20. 2023

외국어 공부할 때 가장 필요한 것.

동기부여가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 것.

성인의 외국어 공부에서 필요한 것은 동기부여이다.

강력한 동기가 없으면 직장인은 끝도 없는 외국어 학습을 이어갈 수 없다.

하루나 이틀 한 달 정도 띄엄띄엄할 수는 있겠지만, 이내 지치고 만다. 눈에 보이게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꾸준히 해도 달라지는 게 없는 데 띄엄띄엄해서는 임계점은 넘을 수 없다.

동기부여가 없다면 영어나 다른 외국어는 잘하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다른 것에 힘을 쏟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요즘 그런 상태이다.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도대체 느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영어 공부 조금 한다고 해서 삶이 달라지지도 않으며, 몇 년 동안 영어 공부를 했지만, 혼자 억지로 찾아서 쓰지 않는 이상 사용할 일도 없다. 시간만 많이 들고 하루라도 안 하면 뒤쳐지는 영어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수시로 든다.


신년에 외국어 공부하기, 다이어트하기,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 등 생산적인 계획을 세운다.

신년 계획은 당연히 지켜지는 것은 없었고, 새벽형 인간은 아닌지라,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는 안 한 지 오래이다.

차라리 해외여행 가기 전에 몇 kg 빼기, 여행 일본어 습득하기 등 닥쳐온 일들을 단기간에 하는 것이 나았지, 일 년에 걸쳐서 어떻게 하겠다는 두루뭉술한 계획은 중도포기하기 일쑤였다.

계획대로 잘 실천하는 인간이었다면 최소한 원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40이 되자, 뜻대로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원어민처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외국드라마 자막 없이 보고 하고 싶은 말은 다 할 수 있고, 꿈도 영어나 일본어로 꾸는 것을 꿈꿔왔는데, 계획만 세우고 이 나이 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매 년 앞에 몇 장만 쓴 다이어리처럼 내 상태도 그대로였다.


아침마다 출근을 하고, 불평을 하고, 민원인들의 불합리한 요구에도 친절하게 응대하고, 2년마다 다른 과로 옮겨 새로운 일을 하고, 그러다 보면 6급까지는 승진을 시켜주겠지. 그렇게 월급을 받고, 애들 키우고, 퇴근 후에는 한 번씩 사람들을 만나 술 한잔 하고, 주말에는 또 애들을 보고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보며 소파와 한 몸이 되어 하루를 보내다가 어쩌다 여행 한번 가는 그런 삶, 써놓고 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냥 그렇게 살면 된다. 외국어 공부를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


이런 삶은 동기부여를 하기가 정말 힘들다. 금수저인 공무원이라면 잘릴 걱정 없이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을 받으며 살아도 잘 살 것이니 그렇게 살면 된다.

금수저는 아니어도 은수저 정도인 친구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낀 적도 많았다.

20대 때이니, 언젠간 저렇게 사는 것이 힘든 일은 아니겠지 하며 별 생각은 없었다.

빈곤을 논할 정도의 상태도 아니고, 예전처럼 하고 싶은 것을 모조리 다 참아야 될 정도의 상태는 아니지만,

지금도 그들을 보통의 노력으로는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아무 변화도 없는 삶에 불만만 가득 찬 상태로 출근하는 그런 삶을 앞으로도 살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을 다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알 수 없는 일이지 않나? 지금은 아무 쓸모도 없을 것 같이 보여도 언젠가 쓸 날이 올지, 윤여정 배우처럼 70이 넘어 예전에 해 두었던 영어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올지 모르는 것이다. 공무원으로 일한다고 해서 평생 이렇게 일할 것도 아니고 퇴직을 하든 면직을 하든 언젠가 마지막 출근 날은 올 것이며, 그때까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영어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지 않지만, 밥벌이할 수 있을 정도까지 공부하자는 목표가 생겼다. 영어 관련 팟캐스트를 만들거나, 전자책을 출판하든지 어쨌든 만원이 되었든 백 원이 되었든 돈이 되는 날까지 꾸준히 해보자는 것이 목표이다. 좋아하는 일로 조금의 수익이라도 올리는 날을 상상해 보며 오늘도 또 빅뱅이론을 보고 영어 공부를 한다.


꾸준히 많이 하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할 때 또 그곳에서 시작해야 되는 것이 외국어이다. 그 시간에 부동산이나 주식에 대해 공부하고 경제 신문을 읽는 게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

어떤 동기가 되었든 자기만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없다면 외국어 공부는 시작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세상에는 외국어가 아니라도 다른 중요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일본 아이돌에 빠져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을 생각하면 덕질도 좋다. 그래서 영어나 일본어 외에 다른 외국어는 나에게 힘들 것 같다. 좋아하는 배우의 말을 꼭 알아듣고 싶다든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자막 없이 꼭 보고야 말겠다는 것도 좋은 동기이니, 무엇이든 본인 만의 동기를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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