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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에서 온 편지

by 은쇼 Mar 27.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오늘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너무나 따뜻하고 벅찬 순간을 기록해두고 싶다.


책상 위에 며칠 전부터 놓여 있던 노트를 무심코 펼쳤다.

그 안에서 한 장의 엽서가 툭, 떨어졌다.


"짠! 내가 다시 등장했다!"

그 반가운 글씨체는 민진이였다.

작년 봄, 우도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함께했던 친구.


나는 웃었다. 그리고 울 뻔했다.

편지 속 장난기 가득한 말투, 애정 어린 문장들,

그 봄의 햇살, 바람, 파도 소리, 우리가 나눴던 웃음소리까지

모든 게 한순간에 되살아났다.


1년 전 우도에서 띄운 따뜻한 마음이,

시간과 공간을 건너 지금의 나에게 닿았다.

집필중인 SF소설 주제,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랑' 이 현실과 맞닿순간이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며칠 전, 민진이에게서 카톡이 왔다는 것이다.

우도를 떠나기 마지막 날, 서로 주고 받았던 엽서를 발견했다는 연락.


브런치 글 이미지 3

그땐 그냥 반가운 연락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우린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가 남긴 마음을 동시에 발견한 것이다.


마음을 보낸 사람과,

마음을 받은 사람이

시공간을 건너 다시 이어진 순간.


https://blog.naver.com/eunsound_99/223590226853

우도 게스트하우스 스탭의 일과우도 게스트하우스 스탭의 일과

게다가 오늘은

내 블로그 글 중 우도 게하스탭 시절을 기록한 글이 1위를 찍었다.

알고 보니, 이번에 새로 올라온 스탭 모집 공고에 내 글이 링크되어 있었던 거다.


덕분에 그 봄의 기억을 다시 꺼내봤다.

1년 전, 우도에서 보냈던 봄이 기록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내가 그 봄의 우도를, 그때의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새삼스레 다시 떠올렸다.


기록을 다시 읽으면서 스멀스멀 피어오른 행복한 기분.

그리고 잠시 후 발견한 깜짝 엽서까지—

행복의 퍼즐이 정말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이 일련의 흐름이

너무 우연 같은 필연이라

진짜… 소름이 돋았다.

기억은 서로를 부를 줄 아는 걸까.


기억

언제고 우리를 다시 찾아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조용히 문을 두드렸다.


나는 그 시절의 나를,

그리고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눠준 사람들을

다시 한 번 꺼내 안아보았다.


행복이란 이런 걸까?

잊었다고 생각한 조각들이

어느 날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 맞춰지며

마음을 가득 채우는 순간.


지금 이 순간조차,

언젠가의 나에게 다시 닿을 하나의 조각이 되겠지.

시간은 오늘도 조용히, 마음의 조각을 품는다.


이 기록 자체가

나의 ‘시간 캡슐’이 되었다.

언젠가 다시 꺼내봤을 때,

또 그 날의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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