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ing About Our Future

by 예감

제이콥과 유원은 드디어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했지만, 둘에게는 피할 수 없는 고민거리가 있었다. 둘 다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장거리가 어떨지 가늠조차 안 되었다. 유원은 이렇게 가까워졌는데, 제이콥이 다시 캐나다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현실을 부정하려 해 봤지만 아무리 노력해 봐도 계속 그 문제가 눈앞에 어른거렸다. 제이콥 또한 자신이 일을 저질러놓고 떠나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억울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제이콥은 유원과 함께 지낼 수 있었던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았고,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져서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다가와도 다 이겨낼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우리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만나지?" 유원이 물었다.


"펜팔도 계속하고 일주일에 못해도 세 번씩은 영상통화하는 거 어때?" 제이콥이 대답했다.


"그럴까? 근데 장거리가 가능할까?"


"그럼! 우리가 우연하게 펜팔로 만나게 되었고 꾸준히 지금까지 소통해 왔는데 그것도 못할까 봐?"


제이콥은 걱정하고 있는 유원에게 특유의 당차고 든든한 목소리로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둘은 가본 적 없던 길이지만, 그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 함께 앞으로 나아가보자며 다시금 다짐했다. 어느새 늦은 밤이 되었기에 둘은 한강에서 아쉬워하면서 헤어졌다.


제이콥이 한국에서의 3박을 마친 뒤, 4일째 되는 날이었다. 한국이 자신의 제2의 고향이라 할 만큼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오늘은 모처럼 얻은 자유시간이 있는데도 제이콥은 침대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유원과 어디를 가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었다. 둘은 아래와 같이 카톡으로 채팅을 했다.


"유원아 우리 오늘은 어디 갈까?"


"흠.... 우리 오늘은 남산 타워 가볼까?"


"한국 다녀온 외국인 친구들한테 들어봤던 곳인 것 같아 ㅎㅎ"


"한 번 가보자! 나도 어릴 때 갔던 데라 기억은 안 나지만, 한 번 코스 짜볼게!"


"나도 갈 만한 곳 알아볼게!"


"그럼 우리 오후 5시쯤에 볼래?"


"그래 오늘은 노을 지는 것도 보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자!"


제이콥은 유튜브에서 팝송 플레이리스트를 찾은 뒤, 들으면서 한가하게 노트북을 열고 갈 곳을 찾아보았다. 유원도 침대에 누워서 폰으로 남산 타워 볼거리를 검색해 보았다.



몇 시간 후, 둘은 습한 날씨를 고려해서 옷을 고른 뒤, 서둘러 준비하고 나갔다. 5시에 둘은 회현역 4번 출구에서 만났다. 10분 내지 15분 정도 언덕길을 걸어서 '남산 왕돈가스'에 도착했다. 둘 다 돈가스라면 거부하지 못하는 '돈가스킬러'들이었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식당 안에 들어갔다.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돈가스 특유의 고소한 향기가 서둘러 앉으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나 '무빙'에서 봤던 남산 돈가스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너 덕분에 먹어보네" 제이콥이 말했다.


"나도 기억이 안 나서 다시 한번 꼭 먹어보고 싶어서 오게 됐어! 너랑 함께여서 더 좋다!" 유원이 대답했다.


제이콥은 돈가스를 빠르게 썰은 다음 먹기 좋게 썰려 있는 돈가스가 담긴 접시를 유원에게 건네주며 유원의 아직 그대로인 돈가스를 받았다. 제이콥의 이런 기분 좋은 배려가 유원을 놀라게 하면서도 미소 짓게 했다. 둘은 돈가스를 맛있게 먹으며 창밖으로 하늘과 초록빛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도 마음껏 감상했다.


둘은 그다음으로 남산 순환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먹은 것도 소화시키고 매미가 맴맴 우는 소리도 들으면서 자연을 즐겼다. 팔각정에도 들려 풍경을 보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계속 걷다 보니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했고 둘은 N타워서울 전망대에 올라가서 연한 주황색과 분홍색이 섞여 가슴을 뛰게 하는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게 되었다. 유원은 마음이 편안해졌고, 시간이 지나도 이 순간은 기억에 남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이콥도 처음 보는 이 풍경을 유원과 함께 봐서 그런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금세 하늘은 어두워지고 서울의 불빛이 오색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높은 곳에서 본, 빛나는 서울의 풍경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둘은 서울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고 싶었기에 지나가던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유원은 제이콥에게 잊지 못할 사진을 남겨주고 싶었기에 이빨을 살짝 드러내며 자연스럽게 웃었다. 제이콥은 순수하게 이 순간이 너무 좋았기에 장난기 넘치는 웃음을 지었다. 둘은 사진을 확인해 보고 행복해 보이는 사진 속의 서로가 그리워질 것만 같았다. 커플이라면 다들 한 번씩은 해보는 것인 사랑의 자물쇠도 걸어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케이블카를 타고 회현역으로 내려오면서, 둘은 똑같은 순간에 한숨을 내쉬고 "풉!"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편한 사이가 가장 좋은 거라는 말이 있듯이, 둘은 어느새 서로가 편해졌고 추억을 나눠가졌다. 제이콥은 처음 타보는 케이블카가 신기했지만, 그것보다도 가까이 있는 유원의 손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손이 닿을락 말락 하였지만, 더운 여름이었기에 제이콥은 자신의 손이 땀에 젖어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섣불리 손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첫 여행의 끝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기에 용기를 내서 유원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유원은 놀라서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제이콥의 손을 잡는 것이 좋아서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다. 유원과 제이콥은 손을 잡으면서 서로가 하나의 끈으로 이어지는 듯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늦은 밤에 떠나는 거지?" 유원이 물었다.


"응 맞아. 가고 싶지 않은데..." 제이콥이 말했다.


"나도 표를 구하게 되면 캐나다로 가볼게!" 유원이 대답했다.


"그래! 그때가 빨리 오면 좋겠다. 아무리 바빠도 연락은 틈틈이 하기다!"


"당연하지! 피곤해도 너랑 함께하면 항상 에너지가 충전되는 걸!"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았지만, 별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둘은 애써 웃어 보이며,

헤어졌다.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도 했다. 학업이 끝나고 취업을 하게 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유원은 둘이 더 가까이 살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제이콥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은 아이스하키 선수이기에 캐나다에서 떠나기 힘들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긴 비행시간에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 자야 했지만, 비행기 창밖에 보이는 한국의 풍경을 바라보며 제이콥은 유원의 생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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