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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봉 능선에서 관악이 왜 5악인지
수긍하게 된다

<국내 5대 악산, 경기 5대 악산> 관악산

by 장순영 Jan 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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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5악岳에 드는 관악산은 서울 남부의 관악구, 금천구와 경기도 과천시, 안양시, 의왕시, 군포시 등을 가르며 도심 한복판에 솟아 있다. 왼편에 좌청룡의 형국인 청계산(옛 명칭 : 청룡산)과 오른편에 수리산(옛 명칭 : 백호산)이 우백호로 자리하고 있어 지역 사령관으로서의 면모 또한 제대로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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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과 대단지 아파트가 내려다보이는 도심 속의 숲, 관악산의 숱한 갈림길 중 오늘은 친구들과 바윗길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6봉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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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개국 후 한양 천도를 할 때 무학대사는 관악산에 화산의 기가 있으므로 그 화기를 누르고자 광화문에 해태 석상을 세워 제왕의 터전을 보호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나지도 않아 이방원이 주도한 왕자의 난, 세조의 왕위찬탈 등으로 경복궁은 거듭 화마에 휩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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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걸 관악산 탓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인가. 관악산은 거기 그 자리에서 그들의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 싸움에도 고개 돌리지 못하고 그대로 냄새 맡고 있을 뿐이었는데.


“무학대사는 나무만 보았던 거야. 멀리 숲을 못 보고.” 


차라리 무학대사가 풍수지리학 이상의 식견이 있어서 한양이나 궁궐만의 위기의식을 초월한 범국가적 안목을 지녔다면 임진왜란이나 을사늑약 등의 수난을 피해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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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곳곳에 물동이를 묻어 만일의 화재 사태에 대비토록 수선을 피웠으나 관악산에 화기가 있다는 무학의 주장은 전혀 맞지 않는다. 관악산에서의 화기란 불타오르는 가을 단풍과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형상의 석화성石火星 산세, 그뿐이다.



관악이 왜 5악인지, 6봉 능선에서 관악의 진면목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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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도는 높은 편이지만 고소공포증 없고 등산화 밑창만 닳지 않았다면 바위 릿지를 만끽할 수 있는 명품 코스이다. 두 손, 두 발을 바위에 밀착하여 슬랩 구간을 기어올라 봉우리를 건너며 능선을 지날수록 골산으로서의 명산 요소를 두루 갖춘 관악의 참모습을 보게 된다.


6봉을 향하면서 올려다본 3봉은 언제 봐도 위풍당당하다.6봉을 향하면서 올려다본 3봉은 언제 봐도 위풍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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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정표 하나 없어 비탐방로처럼 산객도 뜸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6봉까지 1.5km라고 적힌 이정표가 세워있다. 여기서 오가는 6봉 능선의 위험도가 높아 산객을 인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탐방 규제도 않으면서 방치하다시피 했던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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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도는 높은 편이지만 고소공포증 없고 등산화 밑창만 닳지 않았다면 바위 릿지를 만끽할 수 있는 명품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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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두 발을 바위에 밀착하여 슬랩 구간을 기어올라 봉우리를 건너며 능선을 지날수록 골산으로서의 명산 요소를 두루 갖춘 관악의 참모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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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 침봉들과 급준 경사면의 바위벽들이 처음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도 하지만 몇 번 다니다 보면 6봉은 능선 그 자체가 친숙하고 익숙한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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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소, 영빈이와 태영이는 두 달여 만에 두 번째로 6봉을 오르면서 처음과 달리 능숙하게 바위를 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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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틈 소나무들이 몸을 비틀며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이미 오랜 세월 이들은 한 식구 한 몸이 되어 살았다. 매끄러운 바위마다 사람들의 손자국이 묻어나고 그 자국들은 다시 짜릿한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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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시내 아파트 단지와 정부청사 건물을 내려다보게 되고 수원 광교산에서 백운산을 지나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산등성이마다 무척 가깝게 잡힌다. 송신탑과 기상 레이더들이 솟은 정상 일대까지 곧 봄이 올 것처럼 에너지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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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봉을 모두 거쳐 국기봉에 이르렀다6봉을 모두 거쳐 국기봉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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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봉을 지나면 더 올라가거나 우회하여 내려가거나 길은 대체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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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머리 과천향교까지 제대로 마쳤다.



 때 / 늦겨울

 곳 / 과천 정부종합청사 - 한국 기술표준원 - 문원폭포 - 6봉 능선 -  연주암 - 자하동천 - 과천향교 - 과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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