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에
당신을 담지 못한 건
부족한 마음 가벼워
날아가 버릴까
어느 담장에 걸려 잃어버릴까
소중한 것은 되려 꺼내 볼 수 없어
애틋한 날이 있어요.
2005년 신월동 옥상에는
흐드러진 꽃잎처럼 햇볕이 쏟아져
다사로운 겨울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얼굴
살가운 마음이 있어
아직도 그날에 있는 듯한데
사랑하는 이여,
나란히 걸은 길은
이제 우리의 이름이 되었어도
여전한 나의 치기에
사라질까 부서질까
지극한 것은 차마 담지 못해
허둥대는 날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