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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우연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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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ly Sep 16. 2023

연서 (戀書)

종이 위에

당신을 담지 못한 건


부족한 마음 가벼워

날아가 버릴까

어느 담장에 걸려 잃어버릴까


소중한 것은 되려 꺼내 볼 수 없어

애틋한 날이 있어요.


2005년 신월동 옥상에는

흐드러진 꽃잎처럼 햇볕이 쏟아져

다사로운 겨울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얼굴

살가운 마음이 있어

아직도 그날에 있는 듯한데


사랑하는 이여,

나란히 걸은 길은

이제 우리의 이름이 되었어도


여전한 나의 치기에

사라질까 부서질까

지극한 것은 차마 담지 못해

허둥대는 날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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