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육아는 힘들다. 하지만,

코로나에서 버틴 임신, 출산, 육아의 시간

내가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아기도 조금씩 자랐어. 그래서 낮잠을 두 번 자던 아기가 한 번만 자게 되었고 초기 중기 후기 이유식을 먹던 아기가 쌀밥을 국에 말아 푹푹 퍼먹게 되었지. 이제는 되지도 않는 말을 중얼거리며 말 배우기에 열심히야.


100일이 지났을 때, 6개월이 지났을 때, 1년이 지나고 돌이 되었을 때 육아는 조금씩 더 쉬워졌어. 하지만 내 마음은 100일이 되었을 때, 그리고 돌이 지난 후에 가장 무겁고 힘들었어.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국 주변에 누군가 함께 할 사람이 있는가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아.




지금의 나에게 세상은 반짝이는 선물에 조금 더 가까워졌어. 더는 혼자 아기를 안고 우는 일이 없어. 마음을 하소연할 친구들이 생겼거든. 한때 유모차를 끌고 밖에 나가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경계의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이제는 누구에게도 반갑게 인사를 건넬 수 있어.


남편의 야근이 끝난 것도 아니고 아기가 철이 들어서 혼자 옷을 입고 순순히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도 아니야. 여전히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과 인사를 한 후 잠들 때까지, 오롯이 아기와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 하지만 마음은 전보다 훨씬 가벼워졌어.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아기를 키워오면서 육아를 하는 주체는 엄마 한 명과 아기 한 명이 아니었다고 해. 우리가 지금처럼 핵가족으로 가족 체계가 바뀐 것도 최근의 일이고, 엄마와 아기 단 두 명의 ‘독박 육아’가 시작된 것도 바로 그때부터야. 어쩔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아기와 단둘이 남겨졌지만 아기 한 명을 기르는 일은 엄마 혼자 겪어낼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지금도 아마 수많은 엄마가 집에서 가족과 떨어진 채 혼자 아기를 안고 눈물을 머금고 있을 거야. 도움을 받고 싶어도 도움을 받을 곳조차 없는 엄마들도 있겠지. 가족 아닌 누군가는 더 믿을 수도 없어서 아기가 크기만을 기다리는 엄마도 있을 거야. 나도 그랬으니까.


온종일 아기와 함께 있다 보면 모든 것이 엄마의 책임이라고 느껴지기도 해. 어깨에 진 짐은 무겁고 몸은 젖은 솜처럼 피곤하지. 엄마들에게 말하고 싶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서툰 엄마 역할을 하고 있단 걸 안다고.


친정마저 멀리에 떨어져 있어서 겨우 영상통화로만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을 때, 전화기에 대고 힘들다고 울고 싶지만 그조차 할 수 없어서 혼자 울고 말 때.


우리는 기억해야 해. 분명 우리와 같은 이웃이 어디에선가 혼자 울고 있을 거라는 걸. 그리고 그 이웃은 우리가 손을 내밀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말이야.


*사진: UnsplashKelly Sikk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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