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서 버틴 임신, 출산, 육아의 시간
두려움은 움츠러들고 닫아걸고 조이고 달아나고 숨고 독점하고 해치는 에너지다.
사랑은 펼치고 활짝 열고 풀어주고 머무르고 드러내고 나누고 치유하는 에너지다.
- 닐 도날드 월쉬. 신과 나눈 이야기 1
소설을 쓸 때, 간절함과 집중력이 필요했어. 그래서 책상 앞에 앉아서 마음을 다잡으며 ‘100번 쓰기’라는 걸 했지. 그건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과정이었어.
그러면서 생각나는 문구를 적기도 했는데 그중 하나가 ‘세상은 가장 큰 도전이다.’라는 말이야.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미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세상에 태어나잖아. 그리고는 어떻게든 삶을 꾸려 나가야 해. 길이 없어 보여도 도망치거나 피할 수가 없지.
작은 한 사람이 무얼 할 수 있을까. 세상은 너무 커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꿈쩍도 안 하는 것 같았거든. 우리는 분명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멀리에서 보면 마치 아무 의미 없는 장난처럼 보이잖아. 한순간에 사라지더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해.
나는 80억 인구 중에 먼지 같은 한 사람이어서 어떤 일이 닥치면 악 소리도 내보지 못하고 그냥 사라질 것 같았어. 온 힘을 다해 소리 지른다고 해서 누가 들을 것 같지도 않았지. 거대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사이에 끼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할 수 있는 건 그저 나의 소중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았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볼 수밖에.
소설 속 주인공들은 아직 어리고 연약해. 그동안 당연하게 주인공들이 고난을 헤쳐나갈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거든. 그걸 조금은 내려놔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
이런 보잘 것 없는 내가 그 아이들에게 거대한 현실을 안겨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어. 축 처지고 적당히 절망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귓가에 노랫소리가 들려왔어.
세상은 그렇게 모든 순간 내게로 와 눈부신 선물이 된다고.
아이유는 아이와 나의 바다에서 이렇게 말했어.
‘그러나’로 담담하게 시작하는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글을 적어 내려가고 있을 때 가사가 귀에 꽂혔어.
노래를 들으며 몇 번 반복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전체에서 딱 한 번만 나오는 가사였어. 커다란 도전이었던 세상이 눈부신 선물이 된 순간, 거기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사진: Unsplash의Joshua 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