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이 리타겟팅되었다면 리스트럭쳐링 조직개편부터
전략이 리타겟팅 되었다면 조직개편으로 리스트럭쳐링하자
새로운 전략이 제시되면(Retargeting) 그 다음 단계는 자원의 재배치(Restructuring)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도 실행할 사람과 자원이 적절히 연결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자원의 재배치는 조직의 구조를 바꾸는 데서 출발한다.
조직개편은 많은 리더들이 두려워하는 과제다. 흔히 “안정성이 깨진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실제 두려움의 근원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조직 안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구시대 정치 세력, 즉 변화 거부 세력의 반발이다. 조직개편은 필연적으로 이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첫 번째 신호이자,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시작이 된다.
동시에 조직개편은 숨어 있던 진주를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평소 구조 속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던 인재들이 전략적 변화의 기회 속에서 새로운 책임을 부여 받는다. 리타겟팅 전략의 성공 여부는 바로 이 새로운 인재들이 맡은 책임을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PMI 과정에서 지나치게 ‘소프트 랜딩’을 강조하면, 겉보기에는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뿌리 세력이 그대로 힘을 유지하는 한, 수정한(Retargeting) 전략은 실행 속도를 잃고 효과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 전략은 방향을 제시하지만, 그것을 밀어붙이는 힘은 결국 사람과 구조에서 나온다. 따라서 조직개편은 과감해야 한다.
SK는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불안정했던 초기 상황을 ‘SK식 인사제도’를 도입하고 조직을 개편함으로써 정리했다. 인재 유출방지를 위해 핵심 기술 인력을 보호하면서도, 중복된 의사결정 구조와 낡은 권한 체계를 단호히 정리했다. 전략 실행 중심으로 자원을 재배치한 결과,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확실한 강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조직개편의 초점은 사람 자체가 아니라 전략 실행에 맞춰져야 한다. 개인적 호불호가 아니라, 새로운 전략이 요구하는 실행력과 자원 배분의 논리로 조직을 재설계해야 한다. 그래야만 구성원들에게도 “왜 지금 이 조직개편이 불가피한가”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갖는다.
여기서 중요한 도구가 바로 인사권과 예산권이다. 인사권과 예산권은 리더가 가진 가장 강력한 전략 실행 수단이다.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자금을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하는 행위 자체가 전략적 의사결정이다. 대화를 통해 설득하는 과정은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소통의 양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리더는 결단을 내려야 하며, 그 결단은 인사와 예산을 통해 현실화된다.
결국 조직개편은 불편한 과정이 아니라, 전략 실행을 가속화하는 장치다. 변화 거부 세력의 힘을 끊고 새로운 인재를 전면에 세우는 순간, 전략은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다. 소프트 랜딩은 때로 필요하지만, 전략적 변화의 본질은 기존 세력의 힘을 제어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것이다. 인사와 예산은 변화의 동참을 강제하는 동시에, 새로운 전략을 조직에 뿌리내리게 하는 도구다.
투자자
1. 조직개편이 새로운 전략에 맞게 자원 재배치를 실제로 뒷받침하고 있는가?
2. PMI 과정에서 ‘소프트 랜딩’에 치우쳐 변화 거부 세력이 힘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은가?
3. 인사권과 예산권이 전략 실행과 얼라인되어 행사되고 있는가?
경영자
1. 나는 조직개편을 안정성의 위협으로 보는가, 아니면 전략 실행의 출발점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2. 기존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두려워해 조직개편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3. 인사와 예산을 활용해 전략적 변화를 실제로 현실화하고 있는가?
팀장
1. 우리 팀의 역할과 자원은 새로운 전략과 맞게 재배치되고 있는가?
2. 변화 거부 세력이 남긴 관행이나 힘이 여전히 우리 팀의 실행을 방해하고 있지 않은가?
3. 조직개편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팀원들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