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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ey Jun 08. 2023

불신의 시작

김상식 감독 체재로 첫 시작을 알렸던 지난 시즌,

그래도 지난 시즌엔 시원치 않은 경기력이 아쉬운 정도였지 출발은 좋은 편이었다.

개막 후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으며, 리그 1위의 자리를 (초반엔) 굳건하게 지켜가기도 했으니..


2022년 시즌, 

홈에서 치르는 리그 첫 경기의 상대는 수원FC다. 지난 시즌 우리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유일한 팀이기에 사뭇 기대가 되기도 했지만, 밖에서 보기엔 이승우 선수와 백승호 선수의 만남으로 더 주목을 받는 것 같았다. 경기는 (1년째 잠든 화공이 아직 깨어나지는 않은 것 같지만) 후반 중반 송민규 선수의 득점으로 전북이 승리의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이어진 2라운드 대구 원정 경기에선 무승부를 거두게 된다.

리그 초반 두 경기가 1승 1무, 뭐 아직 시즌의 완전한 시작이고 패가 없기도 하니 나쁘지는 않은 출발이다.


그 뒤에 주중으로 이어진 포항과 주말에 만난 울산과의 경기에서는 연달아 패배를 기록하게 된다.

시즌 시작 4경기만에 연패.. 1승 1무 2패의 성적으로 4라운드가 종료된 시점의 순위는 9위를 기록했다.

그러는 동안 지난 시즌을 견디며, 올시즌을 다시금 지켜보자던 팬들에게서는 점점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2022년 3월 12일 토요일,


20년 만에 처음으로 남들처럼 주말에 쉬는 일을 하며, 어색한 신입의 자리에 앉아있느라 휴가 사용도 이제 눈치를 보는 입장이 됐지만, 경기가 토요일인 만큼 월요일에 대한 고민 없이 1박 2일로 제주 원정을 갈 수 있는 날짜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회사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격증 시험이 바로 그다음 주로 이어지는 3월 14일 월요일이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교육에만 150만 원이라는 비용이 들었던..

그래서 이번 봄의 원정은 과감히 포기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본디 제주 원정은 또 가을에 가야 제맛이니,


팀은 오늘의 경기에서 리그 초반의 가라앉은 분위기와 순위를 꼭 바꿔야만 했다.

작년엔 어찌어찌 우승을 했다고 하지만, 올시즌이야말로 우승경쟁은 고사하고 스쿼드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력이 계속 이어진다는 게 더 문제였다. 

당장 이틀 뒤 중요한 시험을 치러야 함에도 일단은 중계 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았다.

어차피 축구가 궁금해서 공부를 한다고 해도 집중이 되지 않을게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시작된 경기는 대번에 '제주에 안 가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전반 이른 시간부터 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끌려가는 것도 문제였지만, 정말 이렇게 뛸 거야??

'이 경기를 이겨도 이상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던 경기 시간 내내 선수들이 고군분투하긴 했지만, (물론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은 늘 최선을 다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그 최선을 넘어선 간절함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에겐 지금 그게 필요한 거다) 결국 경기 종료를 얼마 앞두지 않고 쐐기골까지 얻어맞으며 제주 원정에서마저 패배를 기록하고 만다. 그리고 3연패다.


지난 시즌 봄에도 3연패를 기록하면서 팬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또 3연패다. 이쯤 되면 뭐 이제는 연중행사인 건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늘 이기는 축구를 바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오늘의 결과가 우리의 최선은 아니었던 것 같아 그저 더 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경기 종료 후, 보는 우리들의 마음도 안타까울 뿐..


결국 팀은 오늘의 결과로 순위가 11위까지 내려갔다.

12개 팀 중에 11위.. 참 낯선 위치다. 거의 처음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1라운드의 승리가 유일한 승점 3점이었던 우린 이후에 찾아온 길고도 매서운 꽃샘추위와 오래 싸워야 했고,

1라운드의 무승부로 '혹시 올해도 우리가?'라는 희망을 정말, 아주, 잠깐 줬던 울산은 이후의 경기들을 계속 이기며 3라운드부터 올라선 1위의 자리를 아주 '단단하게'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분위기로는 '우승 경쟁'이라는 표현 자체가 사실상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지난 시즌의 어려움을 겪으며 올해는 정말 서로가 서로에게 더 큰 힘들이 되어주는 시즌이 되길 바랐건만..



결국 오늘의 경기로 지난 시즌 내내 김상식 감독의 자질과 경기 운영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팬들 사이에서 '김상식 아웃'을 원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들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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