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살 하나만 부러져도 우산은 금세 전체가 버려지고 만다.
작은 살 하나만 부러져도 우산은 금세 전체가 버려지고 만다. 그도 어쩌면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 있었을 테다.
골목 모퉁이에 쓰러져 있던 그 우산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검은 천은 여전히 멀쩡해 보였지만, 살 하나가 비뚤게 튀어나와 있었다. 그 작은 결함이 우산을 쓰레기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곁눈질조차 하지 않고 지나쳤다.
괜히 발끝으로 우산을 툭 건드려 보았다. 축축하게 젖은 천이 발목에 스쳤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도 어쩌면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이 있지 않았을까. 누군가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비를 막아주고, 작은 어깨 하나쯤은 따뜻하게 품어주고 싶지 않았을까. 단순히 쓰러져 버려지기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그 우산을 잠시 주워 들까 하다, 결국 손을 거두었다. 살 하나가 부러졌다는 이유만으로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것. 그것이 꼭 우산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왠지 너무도 잘 알 것 같아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