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창이 투명한 창을 뚫어 산산조각 낸다.
뉴스 화면 속 범죄자는 흉기를 쥐고 있었다. 피 묻은 칼날을 들고 웃는 얼굴이 온 동네 사람들을 전율하게 했다. 기자는 “끔찍한 사건”이라 외쳤고,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모두가 손가락질하며 분노했다.
마이크를 들이댄 기자가 외쳤다.
“왜 그랬습니까? 대체 왜 그렇게 잔혹한 짓을 한 겁니까?”
범죄자는 비웃듯 짧게 말했다.
“니들은 뭐가 다를 거 같아?”
순간 화면이 정적에 잠겼다.
아침마다 학교에서, 사무실에서, 거리에 서서, 너희들은 칼 대신 말을 휘두른다. “쓸모없다.” “너 때문에 다 망쳤다.” “네가 그 모양이니까 그렇지.”
투명하게 빛나던 마음은 그 말 한 줄에 금이 가고, 파편처럼 흩어진다. 흉기에 찔린 것처럼 숨을 잃어가면서도, 그 누구도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
범죄자의 칼은 목숨을 앗아갔지만, 너희들의 말은 살아 있는 사람을 매일 죽이고 있다. 칼은 감옥으로 가지만, 말은 웃음 뒤에 숨어 법망을 피해 다닌다.
정말 다를까?
텔레비전 속 피 묻은 칼날과 네 입술 끝에 매달린 칼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