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길의 모양을, 누군가는 길의 여정을 본다.
사람마다 인생에서 걸어가는 길의 형태는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고즈넉한 오솔길을, 어떤 이는 화려한 아스팔트길을, 또 어떤 이는 거친 비탈길을 걷는다. 그래서 인생의 모습도 저마다 다르다. 평범하게 사는 사람도, 멋들어지게 사는 사람도, 힘겹게 하루를 버티는 사람도 있다.
때때로 나는 내 길의 모양을 재본다. 내 길은 왜 이렇게 험할까. 왜 나는 손쉽게 걸을 수 없는 길을 건네받았을까. 억울함이 밀려온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길의 모양을 재지 않는다. 그들은 여정을 본다. 오솔길을 걷다가도 작은 풀꽃을 예뻐하고, 아스팔트 위를 걸으며 매끈한 무늬를 신기해하며, 비탈길을 오르며 단단한 돌 하나에도 감탄한다. 그들의 눈길은 발밑의 고단함보다 길 위에서 만나는 놀라움에 머문다.
길의 모양은 바꿀 수 없다. 내가 이미 걸어온 길도, 지금 걷고 있는 길도. 하지만 시선이 머무르는 곳은 선택할 수 있다. 얼마나 어려운 길인지보다, 그 길 위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발견했는지. 얼마나 거친 길인지보다, 그 힘든 길 위에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이 있었는지.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여정에 집중하려 한다. 내 길 위에 놓인 예쁘고 신기하고 감탄스러운 것들에 시선을 주려 한다. 그렇게 걸어간다면, 내 길의 모양이 무엇이든 결국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