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일. 하늘

거기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

by 단비

대류권, 성층권, 중간권, 열권. 조성이 다른 공기가 켜켜이 쌓인 대기.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이 기체 분자에 산란되어 띠는 하늘색.

그게 하늘의 실체다. 새가 날고 구름이 떠다니지만, 그것은 땅의 생물이고 수증기가 응결한 것일 뿐이다.

사실은 무생물의 영역. 역동적으로 죽어있는 지구과학의 한 분야.


그런데 그 하늘에는 신이 산다. 천국과 지옥이 있다.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도, 어린 나이에 떠나보낸 학생도, 다 거기에 있다.

하늘은 세계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대기의 흐름 속에,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광활한 세계가 펼쳐져 있다. 그곳에서 티 없이 맑은 영혼들이 노래하고 춤을 춘다.

생물처럼 살아 숨 쉬는 무생물의 영역. 죽어 있으나 살아 있는 존재들을 향한 마음의 장소.


그래서 나는 종종 하늘을 올려다본다.

빛의 산란에 불과한 하늘색을, 그곳에 살고 있는 영혼들을, 어여쁘게 바라본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실험으로 증명되지 않아도,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세계라면. 그 세계는 정말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사람이 죽으면 흙이 되어 땅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 우리의 마음속에 머무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것을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하늘을 가득 담은 눈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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