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두는 Sep 03. 2023

#10 관계의 평온을 찾은, 백나연님의 서사

“좋은 사람이 돼야만 할 것 같았어요.”



#나를 지키는 관계

  좋은 사람만 곁에 남았어요. 어떤 말을 해도 무슨 의도인지 서로 이해하고, 좋은 말로 되돌려주니 대화할 때마다 걱정이 안 되고 기분이 좋아요. 저를 지키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  



#트라우마, 걱정

  미움받고 싶지 않았어요. 초등학생 때 왕따를 당했어요. 친구가 한 명도 없다가 중고등학생 돼서야 사귀었죠. 그래선지 늘 관계를 지키려 긴장하고 애썼던 것 같아요. 작은 말실수 하나에도 멀어질 수 있단 생각에 고민하고, 배려하고. 불편해도 상대에게 맞추려 했어요.     



#열등감이 드는 관계

  진로 고민이 한청이던 시기였어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뭘 좋아하는지도 몰라 혼란스럽고 고민이 많았죠. 자격지심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만나던 친구들은 자기 길을 찾아가고, 취미도 있고, 좋은 곳도 많이 놀러 다니고. 저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단 생각에 자꾸만 열등감이 들었어요. 대화를 해도 기분이 좋지 않고 불편했어요. 처음엔 불편해도 대화를 이어가며 관계를 지키려 애썼어요. 근데 스스로 점점 만남을 피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서서히 멀어졌어요.



#관계의 시기

  시기나 관심사에 따라 통하는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저와 달리 스스로를 찾아가는 친구를 보며 의기소침해지고, 친구들 이야기에 공감되지 않을 땐 자신을 탓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친구들과 관심사가 달랐던 것 같아요. 잘못된 게 아니라 관계의 시기가 맞지 않았던 거죠.      



#스스로를 헤치는 관계 

  적대적인 사람에게도 계속 맞추고 좋은 관계를 맺으려 애썼어요. 언젠간 저를 좋아해 줄 거라 생각하고요. 그런데 그런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불편하고 상처만 남게 되더라고요. 한 번은 친구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었어요. 도움이 됐단 마음에 뿌듯했는데, 오히려 ‘사람을 내려다본다.’, ‘착한 척한다.’라며 뒤에서 제 얘기를 했단 걸 알게 됐죠. 배신감이 컸어요. 하지만 덕분에 깨달았어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순 없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잘해줄 시간에 내 사람들에게 잘하자’생각하게 됐죠.



#곁에 두어야 할 관계

  관계를 정리하면서 곁에 둬야 할 사람이 누군지 깨달았어요. 갈등이 생기면 회피를 많이 했어요. 근데도 저를 붙잡아준 친구가 있었어요. 연락이 되지 않는데 남자친구 통해 연락해서까지 대화를 시도하고 붙잡아줬어요. 저를 진심으로 대해준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깨달은 것 같아요. 제가 곁에 두고 마음 써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요.     



#10년 전으로 간다면

  따돌림당했던 순간도 이젠 잘 기억나지 않아요. 좋은 사람과 만나면 마냥 기분 좋고 마음이 편안해요. 만약 지금의 저라면, 저를 따돌린 친구들 다 무시하고 잘 살았을 것 같아요. 싫어하면 안 보면 되고, 절 좋아하는 사람과 잘 지내면 되는 거니까요.      



#인생은 비스킷통 

  아침마다 기도해요. 오늘 하루 기분 망치지 말아 달라고 자신한테요. 인생은 비스킷통이란 말을 좋아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인데, 맛없는 비스킷을 먹었다면 다음 비스킷은 맛있을 거란 의미예요.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다음 비스킷을 기대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거죠.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인스타그램 @moduneun)



이전 10화 #9 바이크 타는 개발자, 신찬욱님의 서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